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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수협·신협 비조합원 대출 214조 '역대 최대'…상호금융취지 '흔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1.12 07:32
수정 2025.11.12 07:32

비조합원 대출 잔액 지속 증가…전체 대출 중 40.9% 차지

준조합원까지 포함시 비중 더 높아져…전체 대출의 71.1%

"조합원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한 귀·영농 인구 축소 등 영향"

"상호금융 설립 취지 훼손…조합원 의무대출 규제 강화해야"

농협과 신협, 수협 등 국내 3대 상호금융의 지역 조합들이 비조합인에게 내준 대출이 214조원을 넘어섰다.ⓒ각 사

국내 3대 상호금융인 농협·신협·수협의 비조합원 대출이 214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대출의 70%가 준·비조합원에게 집중되면서 지역 서민금융이라는 설립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농협·신협·수협 소속 전국 조합들의 비조합원 대출 잔액은 214조52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5%(11조707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이들 상호금융 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잔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전체 대출(498조850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9%까지 올랐다.


준조합원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더 높아진다. 준조합원은 농사나 어업 등을 하지 않더라도 단위 조합의 영업지역(공동유대)에 주소를 두면 누구나 될 수 있다.


같은 기간 전국 상호금융 조합의 준·비조합원 대출 규모는 371조4905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71.1%에 달한다.


반면 조합원 대상 대출은 151조3227억원으로 전체의 28.9%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p) 감소한 수준이다.


즉, 대출을 받은 사람 10명 중 7명 이상이 일반인이거나 '무늬만 조합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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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2년 상호금융권의 비조합원 대출 옥죄기에 나서는 등 조합원 중심의 영업을 강화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당국의 지적에도 여전히 비·준조합원에 대한 대출 증가세는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호금융 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증가를 본업과 동떨어진 부동산 관련 대출의 급증, 고금리·비과세 혜택을 노린 고객들이 몰린 영향으로 보고있다.


부동산 PF 부실 영향은 건전성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6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제외)의 대출 연체율은 5.70%다. 구체적으로 ▲농협 4.70% ▲신협 8.35% ▲수협 7.82% 등이다. 금융감독원은 연말까지 평균 연체율을 4%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준조합원이나 비조합원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금융 환경 변화로 조합원들의 자금 선택 폭이 넓어진 데다, 조합원 감소와 귀농·영농 인구 축소, 고령화 등 복합적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영농자금 외에도 가계자금·아파트담보대출 등 다양한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데, 이 부분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며 "정책자금 등 농업 관련 금융을 꾸준히 담당하고 있으며,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 우대와 대출·예금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상호금융이 본래의 서민금융 기능보다 수익성 위주의 대출에 치우치면서 구조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호금융권이 비조합원 대출에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본래의 설립 취지인 상호부조와 지역사회 지원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며 "조합원 중심의 서민금융 역할이 약화되는 동시에 고위험 부동산 PF 대출이 급증해 대출 부실과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조합원 대출 한도와 조합원 의무 대출 비율 규제를 강화해 지역·서민 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부동산 PF 등 고위험 대출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강화와 함께 비과세 혜택 축소, 과세 체계 개편을 통해 금융 안정성과 조세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감독·관리 체계도 정비해 위험 관리에 더욱 철저히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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