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경기-실업률’ 괴리 심화...KDI “구직 포기, 매칭효율성 영향”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11.06 12:02
수정 2025.11.06 12:02

KDI,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발표

구직 포기, 디지털 구직 플랫폼 확산

산업수요 부합한 인적자원 육성

‘쉬었음’ 분석해 장기비구직자 복귀도와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소상공인+5070 일자리 박람회에서 중장년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경제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괴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쉬었음’ 등 구직 포기,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 확산에 따른 매칭효율성 개선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노동시장 구조에 변화가 따르면서 전문가는 구직포기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인적자원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청년층 노동시장 참여 의지 약화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6일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업률은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살펴보면 실업률은 코로나19 이전에는 3%대 중후반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이후 2021년 들어 빠르게 하락한 후 2%대 중후반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지연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2021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노동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업률 하락의 구조적 요인은 ▲구직 포기 증가 ▲매칭효율성 증가 등 크게 두 가지로 꼽힌다.


구직 포기 요인부터 살펴보면 비경제활동인구는 학업, 가사·육아, 건강 문제 등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특정한 이유는 물론, 구체적인 사유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연령별로는 20대는 ‘학업 및 취업준비’, 30~50대는 ‘가사·육아’, 60세 이상 ‘연로·심신장애’ 등이 주요 이유였다.


김지연 전망총괄은 “구직을 포기한 집단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쉬었음 인구 비중의 증가는 근로연령층의 근로 및 구직 의향의 저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쉬었음 인구의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당시 15세 이상 생산가능 인구의 3.2%(123만명) 수준이었던 쉬었음 인구는 2015년 이후 증가세가 크게 확대돼 올해는 생산가능인구의 5.6%(254만명)가 쉬었음 상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DI는 쉬었음 인구의 경우 20대 생산가능인구가 다른 연령층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05~2025년 기간 동안 20대 생산가능인구가 694만명에서 575만명으로 17%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20대 쉬었음 인구는 25만명에서 41만명으로 64% 증가하면서다. 올해 20대 쉬었음 인구는 7.2%로 증가하며 다른 연령집단 대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김 전망총괄은 “이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근로연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의지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잠재성장률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정규직 취업 경쟁이 격화된 것이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 확산…매칭효율성 증가


서울 서초구 알바몬 본사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뉴시스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 확산으로 매칭효율성이 개선돼 실업률이 하락했다는 분석도 더해진다.


최근 디지털 구인구직 플랫폼은 높은 정보 접근성 및 데이터 기반의 매칭 기능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구인자와 구직자를 연결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디지털 채용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2010년대 이후 모바일 채용 플랫폼 및 AI 기반 매칭 기술 등이 도입되며 서비스가 고도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2015년 당시 32% 수준에 불과했던 공공·민간 직업알선기관을 통한 구직 비중은 올해 71%로 증가하며 대표적인 구직 경로가 됐다.


이러한 매칭효율성 개선에는 구직자 특성·분포, 분산효과 등 인구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최근에는 분산효과 감소의 영향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산효과는 산업 간 구인·구직 여건 불균형의 완화도 매칭효율성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20년 이후 기여도가 크게 확대됐다.


김 전망총괄은 “상대적으로 구직 여건이 양호했던 제조·교육 산업의 노동수요가 조정된 반면, 구직 여건이 열악했던 도소매·숙박 등 산업에서는 노동공급이 감소하면서 산업 간 구인·구직 여건의 불균형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쉬었음’ 심층 분석 필요


KDI는 최근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현상에는 매칭효율성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근로연령층의 구직 의향 감소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KDI는 “매칭 기술이 발전하고, 인구구조 변화로 구인-구직 간 연결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되며 실업률에 지속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체적 사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증가한 것 역시 기술적으로 실업률 지표의 하락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실업률 하락과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 대해서도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 전망총괄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을 확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한편 산업수요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교육 체계를 점진적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기 비구직자의 노동시장 복귀를 위한 지원 체계의 보다 면밀한 설계를 위해 쉬었음 인구 증가에 대한 추가적인 심층 분석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