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용, 벤츠 회장과 13일 만난다…미래 모빌리티 동맹 본격화
입력 2025.11.06 08:37
수정 2025.11.06 08:51
벤츠 회장 방한 기간 중 만찬 예정…삼성SDI 최주선 동석
삼성·벤츠, 대규모 협약 체결까지…양사 전장 협력 확대
배터리·디스플레이·반도체 등 다양한 협력 구체화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최고경영자(CEO) ⓒ각 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최고경영자(CEO)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과 회동한다. 칼레니우스 회장이 직접 이 회장과 면담을 요청하면서 성사된 자리로, 양사의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협력이 한층 확장될 전망이다.
6일 재계 및 산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칼레니우스 회장은 오는 13일 서울 모처에서 전장 협력을 위한 회동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이 동석하며,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의 참석도 논의되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이 방한하는 기간 양사는 대규모 협약 체결 소식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벤츠는 그간 배터리와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번 자리에서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전장 플랫폼 제품과 배터리 수급 안정화 등을 위한 전략적 의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배터리 협력 확대가 유력하다. 삼성SDI는 벤츠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주요 협력사로, 최근 전고체 배터리 실증 등 미래 전기차 기술 개발을 협력하고 있다. 벤츠는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EQS 차량의 도로 주행 실증을 세계 최초로 진행한 바 있다.
최근 벤츠가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산 배터리를 전략적 파트너 축으로 삼으려는 기류가 강화된 점도 협력 심화 가능성을 높인다. 이번 이재용 회장과의 회동이 벤츠 CEO의 직접적인 요청인 만큼, 삼성과 벤츠의 대규모 협력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디스플레이에서도 양사의 협력 확대가 예상된다. 벤츠는 올해 7월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차세대 마이바흐 모델에 채택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2028년 출시 차량에 적용될 예정으로, 운전석부터 보조석을 가로지르는 '필러투필러(Pillar to Pillar)' OLED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 수주했다. 향후 벤츠의 프리미엄 신차에 추가적인 차량용 OLED 적용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양사의 협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 시스템을 구성하는 주요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 협의를 진전시킨 만큼, 벤츠 역시 삼성과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테슬라로부터 수주를 따낸 것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한테도 인상 깊은 소식이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회동의 장소와 시점 등을 고려해보면 상징적 장면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완성차는 배터리와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고, 반도체 기업은 전장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양사 회장의 회동은 각 사가 그리는 미래 전략에도 큰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올해 테슬라, 샤오미, 비야디(BYD)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경영자들과 잇달아 만났다.
한편, 칼레니우스 CEO는 14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글로벌 전략과 브랜드 비전을 소개하는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이번 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