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현 전무 "안보 경쟁 속 변곡점 맞은 반도체, 신속한 투자가 살길" [2025 산업비전포럼-사례발표2]
입력 2025.09.24 11:15
수정 2025.09.24 11:15
데일리안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 사례발표
"반도체 연구직 마저 주52시간제 일괄 적용은 몰입 저해"
"용인 클러스터 조성 시급, 투자·인재·의사결정 속도 높여야"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창간 21주년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사례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지만, 글로벌 안보 논리 속 경쟁 격화로 가장 큰 변곡점을 맞고 있다. 신속한 투자와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과제를 이같이 진단했다.
안기현 전무는 "반도체 산업이 현재는 호황으로 괜찮으나 앞으로가 문제일 것으로 본다"며 "올해는 전체 수출 비중의 25%를 넘기며 사상 최대치에 달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반도체 산업이 잘 나가고 있다기 보다 다른 산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전무는 "한국은 1970년대 후반 뒤늦게 반도체에 뛰어들었으나 1983년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해 10년 만에 일본을 따라잡았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며 DRAM, HBM 등 핵심 기술을 독점 수준으로 발전시켰다"며 "과감한 투자와 성실한 인재, 신속한 의사결정이 한국을 세계 정상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환경은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한국과 대만만 첨단 반도체 제조를 맡고 미국·유럽·일본은 설계와 장비에 집중하는 분업 구조였으나 최근 미·중 갈등과 안보 논리로 인해 미국과 유럽도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제조로 복귀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정부 지원을 앞세워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점이, 안 전무가 지적한 변화의 가장 큰 배경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CCMM빌딩 컨벤션홀에서 'K-제조업 붕괴론과 산업 코리아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열린 데일리안 창간 21주년 2025 글로벌 경제산업 비전 포럼에서 사례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안기현 전무는 "이제는 한국·미국·중국 3파전으로 메모리 시장이 전개되고 있다"며 "점차 기술력 평준화 시대에 들어왔기 때문에 투자 속도가 늦어지거나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면 가격 경쟁에서 밀려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누가 빨리 생산해서 시장에 내느냐가 중요하다. 가격 등락이 시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의 주52시간 등 산업 환경에 대한 거대한 규제에 대해 위기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기술 개발에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연구직에 대해선 주52시간과 같은 기준을 둬선 안된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개발 속도는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시간과 몰입이 중요하다. 근데 몰입에 최대한 걸림돌이 되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으로 일하는 문화는 몰입을 저해한다"며 "우리가 미국, 중국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이 같은 기술을 놓고 기술개발 경쟁해야되는데 한국은 이런 규제 때문에 기술 개발을 저해받고 있다"고 짚었다.
안 전무는 "결국은 우리가 공장을 지어서도 생산을 빨리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반도체 산업은 그렇게 되면 위축되고 쇠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제조해서 팔아야되는 만큼 제조 시설이 중요한데 용인 클러스터에 삼성과 SK하이닉스 공장이 잘 구축되고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반도체는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자 국가 안보의 기반"이라며 "다른 신성장 산업이 뚜렷하게 등장하기 전까지 반도체가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가려면 초창기처럼 신속한 의사결정, 과감한 투자, 성실한 인재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