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장] “침대 브랜드가 연 로컬 축제?”…시몬스 테라스에서 벌어진 ‘지역 상생’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04.26 08:11
수정 2025.04.26 08:11

내달 6일까지 시몬스 테라스서 '파머스 마켓' 진행

지역 농가 브랜딩부터 판매, 홍보까지 판로 개척

일정 금액 농산물 선구매, 지역 경제 활성화 기여

임직원 '업사이클링 부스' 수익금 전액 기부

'2025 파머스 마켓'에 참여한 지역 농가 '라우딸기'에서 한 소비자가 딸기를 사고 있다.ⓒ시몬스

경기도 이천의 한복판, 한적한 마을에 뜻밖의 장터가 열렸다. 색색의 텐트 아래, 정갈하게 진열된 지역 농산물들. 빨갛게 잘 익은 딸기부터 최상급 표고버섯과 뻥튀기, 알록달록 사계절 내내 피는 다육식물 까지, 저마다 특색을 가진 농특산물들이 개성을 뽐내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방문객들은 느긋한 산책을 즐기듯 마켓을 거닐며 음료를 마시거나 셀러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강아지들은 잔디 위에서 뛰놀았다. 유기농 딸기를 한 팩 사 들고 돌아가는 아주머니부터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남기는 방문객까지, 마켓은 각자의 방식으로 공간을 채운 사람들로 북적였다.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파머스 마켓’의 이야기다.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면 이곳 파머스 마켓을 추천한다. 가구 브랜드 시몬스가 운영하는 이 마켓은 단순한 플리마켓을 넘어 지역과 브랜드, 소비자 간의 느슨하지만 진정성 있는 연결고리를 지향한다.


기자는 지난 24일 현장을 찾았다. 파머스 마켓은 올해로 8회째다. 지난 2018년 시몬스 테라스 개관 이후 지역 농가의 판로 개척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장으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해를 거듭하며 이천의 대표적인 지역 프로그램이자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시몬스는 참여 농가 브랜딩부터 집기 제작, 부스 설치, 디스플레이, 홍보까지 판매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무상으로 지원한다”며 “일정 금액 농산물을 선구매해 참여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파머스 마켓은 2층 농구 코트에 마련됐다. 미국 빈티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곳에 국내 농‧특산물 판매 부스가 들어섰다. ▲오건농장(토마토) ▲온방(수제 요거트·치즈) ▲라우딸기(딸기) ▲버섯엔(표고버섯) ▲이천쌀강정(쌀강정·뻥튀기) ▲이천시4-H연합회(이천시 청년농업인 조합) 등 6개 농가가 참여했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인 농심과 유명 뷰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클로스도 이번 파머스 마켓에 함께해 소셜라이징의 의미를 한층 높였다. 특히 농심은 매콤꾸덕한 매력의 '신라면 툼바'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마련해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마켓에 참여한 버섯엔 셀러는 “파머스 마켓에 7년째 참여하고 있다”며 “무료로 공간만 열어주는 게 아니라, 셀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소비자들도 그 가치를 공유하려 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고 파머스 마켓의 장점에 대해 웃으며 설명했다.


시몬스 구성원들이 기부한 소장품을 판매하는 업사이클링 부스도 마련됐다. 이곳에서 모인 판매수익금은 전액 지역사회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열린 파머스 마켓의 업사이클링 부스 수익금 1000만원 역시 지역 청년을 위해 기부한 바 있다.


파머스 마켓은 시몬스 임직원들에게도 축제의 날이다. 이날은 ‘패밀리 데이’로서 가족, 지인들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마켓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을 바우처로 교환할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지역 농산물부터 다양한 생활용품까지, 기쁨을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


'2025 파머스 마켓'에서 이천 소재 '한국국제예술학교' 학생들이 연주하고 있는 모습ⓒ시몬스

이날 실외에선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이천 소재 한국국제예술고등학교 음악과 학생들이 마련한 작은 야외 연주회였다. 바이올린과, 첼로, 그리고 플루트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선율은 마켓 한복판을 따뜻하게 감쌌고, 잠시 발걸음을 멈춘 방문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영화 여인의 향기로 유명한 ‘Por una Cabeza’가 첼로와 바이올린 선율로 흘러나오자, 곳곳에 앉은 관객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이어 연주된 비토리오 몬티 곡 ‘차르다시’에서는 학생들의 기량에 탄성이 터졌고, 공연이 끝날 때마다 곳곳에서 따뜻한 박수가 쏟아졌다.


이 작은 연주회는 마켓을 단순한 소비의 공간이 아닌, 감각과 감성이 교차하는 경험의 장으로 만들어줬다. 학생들의 공연은 단순한 배경 음악을 넘어, 마켓의 정서와 잘 어우러진 하나의 장면으로 연출됐다.


시몬스 관계자는 “매일 다양하고 풍성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며 “특히 5월부터는 어린이 동반 고객 대상 솜사탕 증정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몬스 테라스 내 카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는 다채로운 먹거리를 제공해 축제를 둘러보다 허기가 져도 걱정이 없다. 핫도그는 그 자체로 유명하다.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져 그 맛이 일품이다. 단순한 간식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특별한 맛으로 자리잡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시몬스 테라스는 오픈 첫해 1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누적 방문객 145만 명을 돌파했다. 반려동물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연인, 친구 단위의 나들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 파머스 마켓은 1차 4월24일부터 27일, 2차 5월1일부터 6일까지, 매일 오후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열린다.


시몬스 관계자는 “파머스 마켓은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며 “올해 파머스 마켓 역시 신선한 지역 농·특산물은 물론 다채로운 공연까지 준비돼 있어 황금연휴 봄나들이를 계획 중인 많은 분들에게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