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로 증명된 '찬탄파' 민심?…국민의힘, 새 판 짜나
입력 2025.04.25 04:10
수정 2025.04.25 07:33
안철수, '반탄' 나경원 제치고 극적 4강 진출
'강성 지지층' 의식하던 국민의힘 변화 조짐?
"대선 승리 위해서 전략은 당연히 바뀌어야"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극적인 4강 진출로 민심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방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간 강성 지지층의 여론을 의식하며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던 국민의힘이 이를 계기로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지 주목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 후보는 지난 22일 경선 후보를 8명에서 4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반탄(탄핵 반대)파' 나경원 후보가 2차 경선 진출자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안 후보가 극적인 반전으로 4강에 진입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민심이 전반적으로 찬탄파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심 역시 대선 승리에 대한 절박감을 바탕으로, 강성 지지층이 전략적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희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의 정강·정책 방송 연설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윤 원장은 이날 방송된 정강·정책 연설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와 관련해 "당이 만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계엄 계획을 당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이라고 국민의힘이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히 하면서도, 탄핵까지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국민의힘은 지금 깊이 뉘우치고 있다.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민의힘의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반대에 결집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거세지면서, 국민의힘은 그동안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쉽게 선언하지 못하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선거에서 중도층 표심이 중요하다는 일각의 조언에도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과의 명확한 선 긋기를 미뤄왔던 것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민의힘의 전략은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경선과 본선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며 "국민들에게서 기본적으로 윤 전 대통령 파면 찬성 비율과 윤 전 대통령이 잘못했단 비율이 높지 않느냐. 지지층을 확실하게 결집시켜놓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캠페인으로 함으로써 외연 확장을 해야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결선에서 최종 대선 후보가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의 새로운 전략 수립에 제대로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하고는 있지만, 진정한 '오너'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민한 대응과 전략 수정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을 절연을 하려 해도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등 반발이 예상되니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경선이 다음 달 3일이면 최종적으로 끝나는데, 이 과정에서도 조금씩 변화해 가겠지만 완전히 전환되는 '터닝포인트'는 대선 후보가 확정됐을 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소장은 "대선 후보가 당 지도부를 개편하고 선거대책위원회도 꾸릴 수 있으니, 이 과정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의 계엄 논란이나 탄핵 이슈에 선을 긋고 돌파해 나가려는 결기가 형성될 것 같다"고 짚었다.
안철수·한동훈 후보는 원래부터 '찬탄'이었던 상황에서 엄 소장은 최근 홍 후보의 '포지셔닝'에 주목하며 "최근 홍준표 후보가 찬탄·반탄 등 진영을 모두 다 포용하겠다며 조금씩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가 아니라면 누가 돼도 전형적으로 이러한 스탠스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