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연설 100만 뷰 돌파…이재명 독주 속 '우리 시대의 DJ' [정국 기상대]
입력 2025.04.23 04:00
수정 2025.04.23 04:00
흡사 DJ처럼…반명·반윤 띄운 연설 영상
22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 107만회 돌파
李 "이재명 대통령 되면 민주주의 위태"
국민의힘엔 "외롭다고 아무나 손 안 잡아"

6·3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강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윤석열·이재명 동반청산과 개헌연대'에 불을 지핀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역할론이 정치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새민주당을 플랫폼 삼은 이른바 '초당적 국민후보'가 이낙연 고문 주도로 태동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상임고문은 42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국면에서 새민주당을 기반으로 한 개헌연대 국민후보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날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권력분산형 개헌, 다당제와 위기 수습을 위한 몇 가지 시급한 대책들에 대해 (정치권 일부와) 의견을 같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 대선 출마 여부와 시점에 대해선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며 "(양당의) 주요 후보가 결정되고 내가 어떻게 하는 게 국가에 보탬이 될까 판단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최종 후보가 선출되는 오는 27일 이후,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내달 3일을 기점으로 결단을 내리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 고문의 신중한 정중동이 지속되는 한편, 존재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개헌연대 국민대회'에서 "위기극복과 정치개혁, 사회통합에 뜻을 같이하는 세력이면 누구와도 협력하겠다"며 이른바 반명(反이재명)·반윤(反윤석열) 연대를 시사했고, 이를 중계한 유튜브 영상은 나흘 만에 조회수 107만회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10일 이재명 후보 유튜브 채널 '이재명TV'에서 공개된 대선 출마선언 영상 조회수 약 82만회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2일을 기준으로 이 고문의 연설을 중계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수는 27만명, 이 후보 채널 구독자수가 126만명이라는 점에 견주어도 이 고문의 파급력이 이 후보보다 컸던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고문의 연설 영상의 조회수가 단기간에 100만회를 돌파한 현상을 보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떠올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오프라인 시절 DJ가 1971년 대선 장충단공원 유세에 100만 명, 1987년 대선 보라매공원 유세에 100만 명을 모았다면, '우리 시대의 DJ' 이 고문은 온라인을 통해 100만 명을 모았다는 것이다.
이 고문은 페이스북에 "쇼츠(짧은 동영상 섹션)가 사랑받는 시대에 30분 넘는 연설이, 기발하지도 않고 그냥 상식적인 말이 어떻게 이처럼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지 어리둥절하다"며 "많은 분들이 상식에 목마르고, 위로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짐작한다. 여러분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겠다"고 겸양했다.

이낙연 상임고문을 향한 일정 수준의 지지율도 그의 파급력을 방증한다. 앞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지난 14~15일 100% 무선 ARS 방식을 통해 지지 정당 여부와 무관하게 '범진보 정당의 대선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물은 결과, 이 후보가 46.2%, 김동연 후보 10.7%, 김경수 후보는 3.3%를 얻었다.
이 가운데 이 고문이 13.7% 지지율을 얻어 양 김 후보 지지율의 합산인 14%보다 약간 낮았다. 같은 조사에서 이 고문의 권역별 평균 지지율은 13.1%로 나타났다. 이 후보의 경쟁자인 김동연 후보보다 약간 높았고, 김경수 후보에 비해선 수 배 이상 높았다. 또 20대~70대 이상 유권자 평균 지지율도 13.7%로 집계돼 양 김 후보에 비해 앞섰다.
권역별 지지율 순서를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이재명 39.6%·이낙연 19.7%·김동연 9.8%·김경수 3.1%) △인천·경기(이재명 49.7%·김동연 12.3%·이낙연 12.2%·김경수 2.4%) △대전·세종·충남북(이재명 50.5%·이낙연 10.7%·김동연 9.4%·김경수 5.2%) △광주·전남북(이재명 59.1%·이낙연 12.9%·김동연 10.5%·김경수 2.0%) 순이었다.
이어 △대구·경북(이재명 29.2%·이낙연 13.9%·김동연 13.6%·김경수 2.9%) △부산·울산·경남(이재명 43.3%·이낙연 13.2%·김동연 8.3%·김경수 6.2%) △강원·제주(이재명 57.3%·이낙연 9.1%·김동연 7.3%·김경수 0%)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별 지지율을 구체적으로 보면 △20대 이하(이재명 44.8%·이낙연 12.6%·김동연 9.2%·김경수 3.8%) △30대(이재명 44.7%·이낙연 13.0%·김동연 10.0%·김경수 4.7%) △40대(이재명 59.7%·이낙연 11.1%·김동연 6.1%·김경수 3.2%) 순이었다.
또 △50대(이재명 53.8%·이낙연 13.1%·김동연 11.1%·김경수 2.9%) △60대(이재명 41.6%·이낙연 14.8%·김동연 11.8%·김경수 2.8%) △70대 이상(이재명 28.7%·이낙연 17.8%·김동연 16.4%·김경수 2.7%) 순으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같은 결과에 전병헌 새민주당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상임고문이 강연에서 밝힌 '절제와 자제가 없는 세력에게 권력은 흉기가 된다'는 경고는 국민들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개헌연대와 이재명에 맞설 국민후보의 가능성과 폭발적 확장력을 보여줬고, 최근 이 상임고문에 대한 관심도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반명·반윤 '빅텐트' 구상을 위한 이 상임고문의 고심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이낙연발(發) 빅텐트를 결심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품을 수 있는지'와 관련 "빅텐트라는 용어는 조금 생소하다. 딱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아무리 외롭다고 하더라도 아무나 손잡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권주자 일부에서 이 고문과의 연대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렇게 정치를 편하게 하면 안 된다"며 "느닷없는 계엄, 두 번째 파면을 겪었으면 다 내려놓고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유력 대권 후보인 이 후보를 향해서도 "국회의 방탄복도 넘치게 썼는데 최강의 방탄복까지 입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입법권을 장악한 세력이 행정권까지 장악하고, 요즘에는 사법부마저도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위태롭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