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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줄인다며, 이 M&A는 뭐지?…'알짜' 노리는 제약사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3.18 06:00
수정 2025.03.18 06:00

동구바이오제약 필러 전문 기업 인수

녹십자웰빙 이니바이오 통해 톡신 시장 진출

지난해 제약·바이오 M&A 14건 ‘캐시카우’ 확보

올해 국내 제약사들의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AI이미지.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당장 돈이 되는 사업’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반적인 업계 투자 심리는 위축됐지만 단기간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M&A 시장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본격적인 미용·성형 시장 진출을 위해 아름메딕스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아름메딕스는 독자적인 필러 플랫폼과 전문가를 갖추고 있는 기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동구바이오제약은 아름메딕스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새롭게 진출하려는 분야 또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함께 수요가 많은 필러 분야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국내 피부과 처방 1위 전문 제약사로, 기존 피부과와 성형외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빠르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GC녹십자그룹도 지난 2월 에스테틱 전문 기업인 이니바이오 지분을 취득하며 본격적인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알렸다. GC녹십자웰빙은 400억원에 이니바이오를 인수, 보툴리눔 톡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니바이오는 현재 중국과 태국을 포함해 중남미까지 총 7개 국가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이오 의약품 기업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M&A 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개발까지 오래 걸리는 신약에 비해 매출을 빨리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M&A 건수는 2020년 3건에서 2024년 14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제약사 간의 M&A 또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젠도 지난 13일 코렌텍의 자회사인 우성제약을 약 1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코렌텍이 보유한 우성제약 지분 80%는 현금 90억원으로 나머지는 신라젠 전환사채(CB) 10억원으로 매입하는 조건이다.


2015년 설립된 우성제약은 진통 해열제, 미네랄 주사제, 항균제, 항암 보조제 등 다양한 전문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다. 우성제약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수액제는 국내 대형 병원과 안정적인 거래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정부 지원 과제로 선정된 덱시부프로펜 수액제 개발은 세계 최초로 이르면 3년 이내 개량 신약으로 출시될 수 있다.


신라젠은 우성제약 인수를 기반으로 한 즉각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우성제약의 매출액은 2023년 56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62억원으로 의정갈등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알짜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우성제약은 기존 제품군과 파이프라인이 유망한 제약 기업”이라며 “우성제약 인수는 단순히 매출 확보 차원을 넘어 연구개발과 완제품 판매를 모두 아우르는 토탈 제약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추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 전반적인 M&A 거래가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봉현 한국바이오협회 정책분석팀 과장은 “최근 거래 환경이 개선되면서 바이오·제약 분야의 M&A 거래는 2025년 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금리의 하락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M&A 거래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이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HLB그룹이 이달 펩타이드 제조 GMP 인증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애니젠을 인수했다. 신약 개발 기업 큐라클은 오는 5월 14일 원료의약품 개발·수입·유통 기업인 대성팜텍의 흡수합병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큐라클은 대성팜텍 합병을 통해 96억원 매출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제약·바이오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다국적 제약사처럼 R&D 측면에서 기업 내 흡수합병이 강화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바이오헬스산업 브리프를 통해 “국내 기업 90%는 경영권 확보와 투자, 재무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수합병 규모도 다국적 제약사와 비교하면 작은 수준으로 전략에 대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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