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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LG 가전 완승…삼성, 올해는 격차 좁힐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02.02 07:00
수정 2025.02.02 07:00

LG 가전·TV 작년 누계 영업익 2조3605억…삼성의 1.4배

고정비 증가에도 가전 구독 및 프리미엄 제품 수요 견조

작년 실적 개선 삼성, AI 가전 앞세워 올해 반전 노릴 지 관심

LG전자가 엑스박스와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에서 수백 개의 게임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은 LG webOS에 엑스박스 앱을 포함해 다양한 게임 앱이 탑재된 모습.ⓒLG전자

LG전자가 지난해 가전·TV 경쟁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1.4배 가량 벌렸다.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 지연, 물류비 상승 등 악재 속에서도 가전 구독, D2C(소비자직접판매)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성과를 거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간 이익을 깎아내렸던 물류비가 올해에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통상 정책 변화, 더딘 시장 회복 등 불확실성 속에서 양사는 프리미엄 제품 리더십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올해에는 삼성 가전이 LG 가전을 넘어설 '묘수'를 마련할지 관심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H&A(생활가전)·HE(TV)사업본부 합산 영업이익은 2조3605억원으로 전년(2조3702억원)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2023년과 비교해 HE가 주춤했지만 H&A가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H&A 영업이익은 LG전자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의 59.8%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도 '상고하저' 흐름이 나타나 상반기에만 1조6347억원의 영업이익이 몰렸다.


H&A·HE 합산 매출은 전년 보다 9.2% 증가한 48조4324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율을 보면 지난해 LG전자가 2023년 보다 더 많이 판매했지만, 수익은 더 적게 거뒀음을 알 수 있다.


이익 감소 이유에 대해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수요회복 지연이 이어졌고 하반기 물류비 상승 요인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가전구독과 D2C(소비자직접판매)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질적 성장이 이어졌고 매출 규모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유지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이 같은 이익 개선 노력으로 LG전자는 경쟁사인 삼성전자 TV·생활가전 실적을 수월하게 앞질렀다.


삼성전자의 VD(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사업부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1조2000억원)과 견줘 41.7% 급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LG전자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업이익만 보면 양사는 1.4배 격차가 있다.


이 기간 VD·생활가전 매출은 56조5000억원으로 이 기간 LG전자 H&A·HE(48조4324억원)를 1.2배 웃돈다. 결과적으로 LG 보다 더 팔고도 더 적게 이익을 거둔 셈이다.


TV 사업에서 수익 개선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가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VD는 수요 정체 및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둔화됐고 가전은 업체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둔화됐으나 비용 효율화로 전년 동기 대비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전 보다 볼륨이 큰 TV 사업에서 부진이 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작년 VD 매출은 30조9000억원으로 VD와 가전 합산 매출의 55%를 차지한다. iM증권은 지난해 삼성 TV 출하량이 3760만대로 전년(3670만대)를 웃돌았으나 ASP(평균판매단가)는 4.4% 떨어진 538 달러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했다.


메리츠증권은 "전방 시장 약세 속 비용 상승에 기반해 수익성 개선을 만들어내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CES 2025 퍼스트룩 행사에서 Neo QLED 8K TV를 공개한 모습.ⓒ삼성전자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LG전자에 가전 우위를 넘겨준 삼성전자가 올해는 대대적인 반전을 시도할지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VD의 경우 초대형 및 고부가가치 시장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해당 제품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중심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시스템 에어컨, 빌더, 빌트인 등 B2B 수요를 적극적으로 노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TV 세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을 확대하고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지역특화 및 AI 적용 신제품 출시 및 볼륨존 확대로 추가 매출을 창출하는 한편 온라인, 구독 사업 확대 등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트럼프발 관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생산지 운영 최적화가 최대 이슈로 떠오른 만큼 제조원가 및 물류비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LG전자는 테네시주에 세탁·건조기 공장을 운영 중으로 이 생산능력을 늘리는 방식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TV 부문에서는 OELD TV, QNED TV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지속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 지난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webOS에서도 컨텐츠 투자, 광고 사업 역량 강화, 파트너십 확장 등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같은 마케팅·판매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관세, 고운임, 고환율 등 트리플 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 한다고 진단한다.


관세 카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계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친다. 현지 판매가격이 높아지면 수출 경쟁력은 떨어진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보편관세의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하고 이로 인한 국내 부가가치는 약 7조9000억원~10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물류비 상승 우려도 팽배하다. 수출업계에서는 대중국 관세 60% 부과가 현실화한다면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 물량이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미국이 2018년 3월 대중국 관세부과 계획을 예고하자, 2017년 6월 1800 달러였던 북미운임지수는 2018년 1월 2200 달러로 치솟은 바 있다.


고환율도 우려 요소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기업 수출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원자재값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다. 해외에서 구매해오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제조원가가 커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DS투자증권은 LG전자에 대해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관세 리스크는 상존하지만 공급망 구조의 유연한 변화로 대응 가능할 것"이라며 "HVAC(냉난방공조장치) 등 B2B 사업 매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높은 수익성의 WebOS 및 가전 구독 사업 이익 기여도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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