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비극' 김문수부터 유승민까지 나섰다…MBC, 진조위 구성키로
입력 2025.02.01 00:25
수정 2025.02.01 01:03
유승민 "MBC, 부고 한 줄도 안 내다니…
그동안 '직장내 괴롭힘' 보도들은 다 뭐냐"
김문수 고용노동부, MBC에 사건조사 지도
MBC "진상조사위원회 구성하기로 했다"
오요안나 전 기상캐스터의 'MBC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사태를 놓고 김문수 장관의 고용노동부부터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대권주자들이 MBC의 부적절한 태도를 성토하며 조속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로부터는 이 사태와 관련해 새로운 의혹 제기가 이뤄진 가운데, MBC는 마침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규명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서 "MBC뉴스에 나와 대중들에게 날씨를 전해오던 동료(오요안나 전 기상캐스터)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부고 한 줄도 없다는 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냐"라며 "고인의 핸드폰에서 직장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녹음·카톡 등이 발견된 즉시 MBC는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어야 마땅한 일 아니냐"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직장내 괴롭힘 의혹을 두고 MBC가 문제를 제기하는 측을 향해 '정치적 음모'로 몰아가는 행태는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다"며 "MBC가 해온 보도들은 '흔들기'와 '준동'이 아니고, MBC에 가하는 비판은 '흔들기'와 '준동'이라는 이중잣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느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MBC의 수많은 보도들은 다 무엇이었느냐"라며 "이러고도 MBC 스스로 진실을 보도하는 방송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더도 말고 MBC 방송에서 준엄하게 들이대던 '직장내 괴롭힘' 잣대를 스스로에게 대보라"고 추궁했다.
이 사태의 소관 부처라고 할 수 있는 김문수 장관의 고용노동부도 MBC에 사건 조사를 지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는 이날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이 MBC에 오요안나 전 기상캐스터 직장내괴롭힘 의혹과 관련,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건을 조사할 것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이날 성명에서 "2017년 김장겸 사장 파업에 적극 참여했던 현○○ 기상캐스터를 파격적으로 기자직으로 전직시켜 기상팀장으로 보임시켰던 최승호 사장의 인사정책이 이후 3년간 현 팀장이 선출한 3명의 기상캐스터를 우대하는 조치로 나타났다"며 "결국 이들에 의해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기상캐스터가 나타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지목했다.
당초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무분별한 유포와 의혹 제기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드린다"는 입장문을 냈던 MBC는 이날 후속 입장문을 통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MBC는 이날 "고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주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며 "MBC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