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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최대 매출 쏜 LG전자 "관세·물류비 파고 넘고 올해 수익성 확보 총력"(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01.23 17:45
수정 2025.01.23 19:15

지난해 매출액 87조7282억, 영업이익 3조4197억

구독, D2C 등 사업방식 변화 추진…webOS 등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확대

SDV 전환에 전장사업 역량 집중하고 상업용 HVAC 사업에도 드라이브

LG트윈타워 전경.ⓒ데일리안DB

LG전자가 지난해 88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다만 급격한 물류비 증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외부 변수 영향으로 하반기 수익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감소했다. 전체적인 실적 흐름도 전형적인 '상고하저'를 탈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액 87조7282억, 영업이익 3조4197억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7조7282억원, 3조4197억원으로 전년과 견줘 매출액은 6.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4%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82조5215억원)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사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생활가전과 B2B 성장의 한 축을 맡은 전장 사업이 각각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에 기여했다. HE(TV), BS사업본부 역시 전년 대비 매출액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4% 줄었다. 글로벌 가전 수요회복 지연이 이어졌고 하반기 물류비 상승 요인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4분기는 물류비 상승에 마케팅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HE(TV) 사업본부를 제외한 H&A(생활가전), VS(전장), BS(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가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별도 실적만 보면 LG전자는 이 기간 11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연결 실적에 반영하는 계열사 LG이노텍이 이 기간 2478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전체 영업이익 1354억원을 기록, 체면치레를 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질적 성장이 이어졌고 매출 규모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안정적 수익구조를 유지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물류비 여파에도 구독·B2B 성장세로 질적 성장

사업 부문별로 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작년 매출액 33조20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조446억원을 달성했다. 물류비 증가 영향에도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 2조원을 넘겼다.


가전구독과 D2C(소비자직접판매)와 같은 사업방식 변화가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가전구독 매출은 전년도 대비 75% 이상 늘어난 2조원에 육박한다. 냉난방공조(HVAC)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2024년 매출액 15조2291억원, 영업이익 315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의 영향으로 유럽, 아시아 등 지역에서 올레드 TV 판매가 늘었다.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 기반의 광고/콘텐츠 사업은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며 유니콘 사업으로 성장했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액 10조6205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액 10조원을 넘겼다. 전기차 수요 정체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높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9년 연속 안정적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늘어난 수주 프로젝트 대응 개발 비용과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전환을 위한 R&D 투자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1157억원을 기록했다.


BS사업본부는 작년 매출액 5조6871억원, 영업손실 1931억원을 기록했다. 호텔, 매장, 기업, 학교 등 버티컬(Vertical, 특정 고객군)별 맞춤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LG그램 등 프리미엄 IT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주요 제품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LG전자
구독, D2C 등 사업방식 변화 추진…"관세 대응 위해 생산지 이전도 고려"

올해 LG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경쟁환경 속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연말 단행한 사업본부 재편(Re-Grouping)을 통해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 성장을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품질, 원가 등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전한 수익구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HS(Home Appliance Solution)사업본부는 지역 특화 및 인공지능(AI) 적용 신제품을 출시하고 볼륨존 확대로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또 ‘가사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라는 지향점에 맞춰 AI 홈 솔루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구독 사업은 한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 태국, 인도 등으로 적극 확대하며 기회를 지속 창출한다.


가전 구독과 관련해 회사측은 "한국 매출은 자사 가전 매출의 27%이며 누적 매출 1조6000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50% 성장을 이뤘다. 이는 전체적인 한국 가전 시장 역성장에도 가전 구독 가속화 기반한 차별화된 성과"라고 강조했다.


가전 시장 전망에 대해 LG전자는 "올해 시장 수요는 점진적 성장을 전망한다. 대부분 지역에서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가전 시장 수요가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트럼프 2기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보편관세 부과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 금리 인하 속도 완화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관세 폭탄 가능성에 생산지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멕시코에 25%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폭탄 발언하면서 멕시코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라모스(전장) 등에 생산기지를 운영 사업장을 둔 LG전자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최적의 밸류체인을 최적화하고 각 상황 전개에 따른 시나리오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고율관세 제품은 한 제품을 여러 생산지에서 대응하는 생산체제로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최적의 생산지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요시 물량을 분산시키고 유통 업체와 협업해 리스크 최소화하겠다. 관세 인상 수준이 공급망의 본질적 변화를 필요로 할 경우 당사의 스마트팩토리 구축 역량과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중인 미국 생산시설 운영 노하우 등을 활용해 생산지 이전 및 생산능력 조정 등 적극적인 생산지 변화 전략도 고려 범위에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LG전자가 엑스박스와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에서 수백 개의 게임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은 LG webOS에 엑스박스 앱을 포함해 다양한 게임 앱이 탑재된 모습.ⓒLG전자
webOS 등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확대

MS(Media Entertainmet Solution)사업본부는 올레드, QNED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AI 기능으로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 TV, IT, ID 등 스크린 제품 기반 사업을 통합 운영하며 하드웨어 및 플랫폼 사업에 시너지를 강화한다. webOS는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 파트너십 확장 등을 통해 실·내외 통합 콘텐츠/서비스 플랫폼으로 육성한다.


회사측은 "webOS 사업 모수를 2억4000만대로 확대했다. LG전자가 직접 운영하는 무료 광고 스트리밍 서비스인 FAST에서의 LG 컨텐츠 경쟁력도 강화하면서 작년 초 목표 설정한 웹OS 플랫폼 사업에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웹OS 경쟁력 강화 위해 컨텐츠 투자를 지속하며 LG 스마트 TV를 이용하는 고객 볼거리도 더욱 향상시키겠다"면서 "확보된 사용성을 바탕으로 광고 사업 역량 강화하고 게임, 커머스 등 신사업에도 진출해 수익원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VS(Vehicle Solution)사업본부는 부품 공급업체를 넘어 차량 전반의 혁신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미래준비 차원의 SDV 역량 확보에 주력한다. 수주잔고 기반의 안정적 매출을 유지하는 동시에 제품 믹스(Mix) 개선과 오퍼레이션 전반의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


자동차 부품업체 LG마그나와 관련해 LG전자는 "2~3년 정도 전기차 수요 정체 영향으로 매출 및 수익성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적극적 수주 활동 통한 거래선 다변화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 회복 이후 매출 및 수익성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 마그나 멕시코 공장은 2023년 9월부터 양산을 시작했고 현재 매출 비중은 2024년 20% 수준이며 2025년에는 5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설 ES(Eco Solution)사업본부는 모터, 컴프레서 등 핵심 부품을 앞세우는 코어테크(Core Tech) 경쟁력을 바탕으로 HVAC(냉난방공조) 사업을 글로벌 탑티어(Top-Tier)로 빠르게 성장시킨다.


지역 특화형 솔루션 발굴을 위해 현지 완결형 생산체제 구축에 힘쓰는 한편,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부터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까지 산업, 상업, 공공, 주거 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나간다.


LG전자가 2025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에어컨 신제품을 14일 출시한다. 신제품은 ▲AI음성인식 ▲AI바람 ▲AI홈모니터링 ▲AI열교환기 세척 등 다양한 AI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뷰I 프로’ 신제품.ⓒLG전자
작년 발목 잡은 고운임 완화 전망…인도법인 IPO도 순항 기대

지난해 하반기 LG전자 성장에 발목을 잡았던 고운임 기조는 올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는 "올해 선복 수요는 2.8% 증가하고 선복 공급은 5.4% 증가가 예상된다. 올 하반기로 갈수록 해상운임 추가 인하가 예상되며 이런 수요-공급 환경 변화를 반영해 해상 운임 비딩 시 2025년 상반기 반기 계약 진행하고 하반기 추가 비딩 통해 해상 운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상 이외에 물류비는 지속적인 개선 활동 추진중이며 매출액 대비 전년 동등 이하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IPO(기업공개)를 추진중인 인도법인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 제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6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인도법인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한 상황이다.


DRHP는 현지 기업이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사전에 당국에 재무 정보 등을 담아 제출하는 문서다. 이를 위해 LG전자 인도법인은 신주를 발행하는 한편 지분 중 15%를 매각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인도법인은 10%에 가까운 매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구독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인도 소비자 생활에 스며드는 사업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겠다. 인도 시장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OEM 업체 가동률 향상 등으로 안정적인 현지 생산 체제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경제 성장에 따른 가전 제품 보급률 증가 및 정보 정책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생산능력 증설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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