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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반도체 실적 속속... 메모리·파운드리 고전하는 삼성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01.17 11:17
수정 2025.01.17 12:03

오는 23일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 예상

대만 TSMC도 전년도 4분기 순이익 16조

삼성, HBM 6세대 및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사활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건설 현장ⓒ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업계 시선이 오는 23일 SK하이닉스의 전년도 4분기 실적발표에 모이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AI(인공지능) 열풍을 타고 고부가제품 판매가 두드러지면서 SK하이닉스는 이번에도 사상 최대 영업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8조원이다. 앞서 3분기에도 7조3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냈는데 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 역시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 및 영업익이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19조7000억원, 영업익은 13% 오른 7조90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6조50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에선 3조원대의 영업익에 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가 다소 부진한 가운데 주요 수익처인 범용D램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역시 지난해 전반에 걸쳐 급락한 범용 메모리 가격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전체 매출 비중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기 떄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범용 메모리 출하를 축소하고 일반 D램보다 5배 가량 비싼 수익을 내는 HBM 매출 영향으로 수익성 방어가 가능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PC용 D램 범용제품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4개월 사이 35.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 가격이 지난 1월 4.72달러에서 지난해 12월 2.08달러로 떨어졌다. 연초에 비해 연말에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익에서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을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까지 포함해 연간 영업익 15조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나 SK하이닉스는 23억원 상당을 가뿐히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는 물론 파운드리도 쉽지 않은 상태다.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는 지난해 4분기 매출 8684억6000만대만달러(한화 약 38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순이익은 3746억8000만대만달러(한화 약 16조원)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의 AI 반도체 수요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사실상 TSMC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TSMC 4분기 실적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3나노 공정의 비중이다.


현재 파운드리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3나노 공정은 TSMC 4분기 전체 매출의 26%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TSMC의 공정별 매출에서 3나노가 9%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비교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 비중이 3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파운드리 업계 2위 삼성전자가 3나노 수율 문제를 겪으며 빅테크들의 수주가 TSMC로 몰린 덕분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HBM 5세대 공급 및 6세대 개발에,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3나노를 뛰어넘는 2나노 공정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2나노는 3나노에 비해 칩 밀도와 성능이 15% 향상된 공정이다. 아직 파운드리 업계에서 대량 양산에 돌입하지 않은 최첨단 공정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일본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가 2나노 경쟁에 가세하면서, 2나노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라피더스는 올 6월까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에 2나노 공정을 통한 칩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물론 기술과 인재가 부족한 라피더스의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그만큼 2나노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한편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본격 반등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와 HBM3E(5세대)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삼성은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삼성 HBM의 품질검증 통과를 시사하면서 상반기에는 삼성전자의 HBM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향 HBM 공급이 증가하고 6세대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앞서 엔비디아의 1순위 벤더사를 꿰찬다면, 삼성 및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은 달라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만 이미 HBM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삼성보다 한발 앞서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이미 우위를 점한 상황이라 물량을 가져오는 것이 쉽진 않을 수도 있다. 또한 파운드리의 경우 TSMC가 이미 2나노에서 60% 이상의 수율을 내고 있어 삼성의 2나노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제기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메모리 및 파운드리 모두 중요한 것은 빅테크와의 협력으로, HBM에선 하이닉스 중심의 공급망을, 파운드리에선 TSMC 중심의 공급망을 깨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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