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성기 멀쩡히 달고 女경기 나오지마"…'출전 금지법' 가결됐으나
입력 2025.01.16 04:17
수정 2025.01.16 04:17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가 여성 운동경기에서 뛰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미국 하원에서 다수당인 공화당의 주도로 가결됐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스포츠 여성과 소녀 보호법'을 처리했다. 찬성 218표 대 반대 206표로 통과됐다.
가결된 법안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자 종목 참가를 막기 위해 '타이틀 9'을 개정하는 내용이다. '타이틀 9'은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 법안을 운동경기에 적용할 경우 선수 개인이 출생할 때 지닌 생식기관과 유전자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생물학적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트랜스젠더 선수가 전환된 성에 따라 학교 스포츠에 참가할 수 없게 한 것이다.
법안 통과 후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우리는 성경과 자연을 통해 남자는 남자이고 여자는 여자이며, 남자는 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의 경쟁 제한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는 하원의원 두 명만 이 법안에 찬성했다. 성소수자(LGBT) 인권을 중시해온 민주당은 트랜스젠더 선수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강압적인 신체검사를 받거나 사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등 이유 등으로 반대해왔다.
이처럼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여는 미국 내 보수와 진보 간 첨예한 논쟁을 일으키는 '뜨거운 감자'다. 특히 최근 대학 수영선수인 리아 토마스 등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여성 경기에서 큰 성과를 내면서 이들의 스포츠 참여를 둘러싼 논쟁이 점점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경기 참여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상원에서도 가결되면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의 상원 의석이 53석으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정도의 의석(60석)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