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남긴 30억 건물, 소유권은 오직 새엄마에게만…"
입력 2025.01.15 05:01
수정 2025.01.15 05:01
재혼한 아버지가 자신의 30억 건물을 새 배우자와 '합유'했다면 상속 자격이 있는 자녀들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아버지가 생전 소유했던 상가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매의 고민을 다뤘다.
딸 A씨는 "어렸을 때 아버지는 여러 차례 외도를 했고, 결국 엄마는 우리 남매를 데리고 집을 나와 아버지와 따로 살았다"며 "어머니는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지만 아버지와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소식도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A씨는 80세 넘은 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하다는 것을 친척에게 전해 들었다고.
얼마 후 아버지와 15년 전 혼인신고하고 함께 사는 여성 B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B씨는 "아버지가 자식들을 보고 싶어 하는데 와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는 것. A씨 남매는 아버지를 만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찾아갔다.
B씨는 A씨 남매에게 아버지가 소유한 30억원짜리 상가 이야기를 꺼내며 "난 욕심이 없으니 나중에 챙겨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아버지는 노환으로 돌아가셨고, A씨 남매는 상가의 등기부를 열람해봤다고 한다.
A씨는 "등기는 '공유'가 아닌 '합유' 등기로 돼 있었다"며 "저와 오빠도 상속인이니 B씨와 함께 상가를 소유할 수 있냐"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임경미 변호사는 "합유 등기는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 동의 없이 처분하는 것을 막고자 설정하는 등기"라며 "나머지 사람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자신의 몫을 처분할 수 있다. 합유 등기는 지분 비율보다 소유자 간의 관계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유 등기에서는 지분의 해당자가 사망하면 상속인들이 사망자 지분을 소유하지만, 합유 등기는 2명이 합유 형태로 소유하다가 1명이 사망하면 사망자의 소유 부분은 나머지 1명의 단독 소유가 된다"고 했다.
따라서 A씨는 아버지 상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아버지의 새 배우자인 B씨가 상가를 단독 소유하는 것이다.
다만 임 변호사는 "B씨는 상가를 단독으로 등기할 수 있지만, 아버지 몫에 대해서는 A씨 남매에게 금전으로 정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어머니도 아버지 사망 당시 혼인한 배우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상속분을 주장할 수 있다"며 "결국 새어머니는 시세가 오르는 상가를 완전히 소유하게 되고, 아버지 정산금에 대해서도 자신의 상속분을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