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수급 개선에도 삼전 눈높이 낮추는 증권가
입력 2025.01.14 07:00
수정 2025.01.14 07:00
삼전 외인 지분율 개장일 대비 0.14%↑
4Q 잠적 실적 발표 불확실성 일부 제거
하반기 수급개선 전망에도 목표가 6.7%↓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수급 개선에도 증권사의 기대치는 여전히 낮은 상태다. 업황 우려와 함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시장 참여자별로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가 흐름이 지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2~13일) 삼성전자 주식을 124억원 순매도했다. 전월 2조1705억원 순매도에서 점차 매도 주문을 줄여나가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10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2374억원 순매수 하며 SK하이닉스(9612억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이기도 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나오며 전날 매물을 대거 정리해 순매도 전환했다.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며 삼성전자 주가도 올 들어 1.69%(5만3200→5만4100원) 상승했다. 전날인 13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50.60%로 새해 개장일(50.46%) 대비 0.14% 올랐다. 작년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았던 거래일(2024년7월12일·56.55%)과 비교해 여전히 비중이 낮은 편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외국인의 삼성전자 수급개선은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저점 인식과 함께 작년 4분기 잠정실적 발표로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5 CES’에서 그래픽 메모리 GDDR7칩 관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공급업체라고 발언해 불안 심리가 줄어든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4배로 지난해 개장일(2024년1월2일) 1.57배와 비교해 크게 내렸다. PBR은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해 나타낸 비율로 낮을수로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작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증권사 추정치(컨센서스)에 18.45%(1조4705억원)나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실적 충격(어닝 쇼크)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낮아질대로 낮아진 기대치로 인해 실적 결과 발표가 예상보다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도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주가는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레벨도 역사적 저점권에 위치함에 따라 역발상적인 주가 흐름이 가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있으나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추며 신중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5개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가 평균은 7만7400원으로 직전 목표가(8만2960원) 대비 6.70%(5560원) 하향 조정됐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10곳의 증권사는 10% 이상 목표가를 낮춰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회복이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D램과 낸드 플래시(NAND Flash) 메모리의 전반적인 수급개선이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을 보여 관찰이 필요하단 의견이다.
증권가는 작년 코스피 하락에 삼성전자 약세가 일조한 만큼 주가 반등 여부가 지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게 지금 급한 것은 본진인 메모리의 근본 경쟁력 회복이라 할 수 있다”며 “향후 변수는 메모리에서 선두와 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고 1분기는 정보·기술(IT) 수요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코스피 기업 실적 전망치는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