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에도 움츠린 개미…순환매 장세에 투자 난이도 ‘업’
입력 2025.01.12 07:00
수정 2025.01.12 07:00
연초 개인 순매도 우위…SK하닉·삼전 대거 정리
매집한 2차전지·제약바이오 약세…어려운 종목 선별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변동장세 무게
새해 들어 코스피가 반등에 나서고 있으나 개미들의 수급은 제한적인 양상이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순환매 장세 전개 전망에 따라 종목 대응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새해 개장 이후 7거래일(2~10일) 동안 4.85%(2399.49→2515.78)나 상승하며 지난해 마지막 두 달간(11~12월) 하락분(-6.13%·2556.15→2399.49) 대부분을 단숨에 회복했다.
이는 작년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낙폭을 키우며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저점에 위치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9일 기준 13.31배로 작년 개장일(2024년1월2일) PER 19.56배와 비교해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연초 증시가 탄력을 내고 있으나 개인은 국내증시로 돌아오기 보다 차익실현에 집중하고 있다. 개인은 올 들어 코스피 주식을 77억원 순매도 했는데 매도 주문 대부분은 반도체주로 몰렸다.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은 9196억원 순매도 했고 삼성전자(-4050억원)와 한미반도체(-572억원) 등도 대거 정리했다.
증시 주변자금도 빠져 나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데이터를 보면 지난 9일 기준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52조7553억원으로 작년 말(54조2426억원) 대비 2.75%(1조4903억원) 줄었다.
단 개인은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주는 사모으며 가능성에 투자했다. 개인은 삼성SDI를 가장 많은 1545억원 순매수 했고 LG에너지솔루션(572억원)도 매집했다. 또 유한양행(1283억원)과 셀트리온(897억원)도 대거 사모았다.
연초 국내증시는 외국인이 상승을 견인 중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 주식을 1조3989억원 순매수 했는데 개인과 달리 SK하이닉스(9604억원)와 삼성전자(2374억원) 등 반도체주를 매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70억원)와 한화오션(1061억원) 등 방산·조선주에도 투자했다. 반면 유한양행(-1914억원)과 셀트리온(-629억원) 등 제약·바이오주는 대거 순매도했다.
연초 증시는 외국인이 사모은 반도체주가 주도주로 이끌고 있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반도체지수’는 이달 13.76%(2979.08→3389.09) 올라 업종 지수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개별 종목으로 살펴봐도 SK하이닉스가 17.02%(17만3900→20만3500원)의 급등세를 보였고 삼성전자(+3.95%·5만3200→5만5300원)와 한미반도체(+36.85·8만2500→11만2900원) 등도 강세였다.
이밖에 한화오션(+20.48%)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15.93%·32만6500→37만8500원) 등 외국인이 점찍은 방산·조선주도 상승했다.
반면 개인이 매집한 종목 중 유한양행(+12.13%·11만9500→13만4000원) 등 일부 종목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셀트리온(-1.28%·18만7500→18만5100원)과 삼성SDI(-5.45%·24만7500→23만4000원) 등은 하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0.14%·34만8000→34만8500원) 등은 강보합에 그쳤다.
증권가는 현재 반도체와 조선주가 주도주로 떠올랐으나 향후 순환매 장세 전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증시가 작년 부진한 데 따른 반발 심리로 반등하고는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의 파급력 등 불확실성을 반영하지 않은 많큼 변동장세 가능성이 여전해 주도주가 지속적으로 탄력을 내기 힘든 환경이란 분석이다.
증시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전까지 개인 수급이 몰리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함께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주도 업종을 찾기보다 지수 움직임을 따라가는 구간”이라며 “지수가 정체하게 되면 다시 업종을 고민하게 될텐데 답이 뚜렷하지는 않아 모멘텀이 있는 업종 중에서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짧게 짧게 매매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연초 이후 CES 2025 기대감에 일부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으나 높아진 국채 금리에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등 불확실성을 앞두고 국내증시에서도 주도주의 상승보다 빠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