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美에 제철소 건설 검토..."남부 지역 주 정부와 논의"
입력 2025.01.07 20:26
수정 2025.01.07 20:27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전기로(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해 루이지애나·텍사스· 조지아 등 남부 지역 주(州) 정부와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미국 현지 제철소에서 생산한 자동차용 강판을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 등에 공급할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남부지역에 투자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해당 제철소의 연간 생산량을 수백만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연 35만 대 생산),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연 33만 대 생산)과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 완공 직전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전기차 공장(연 30만~50만 대 생산 계획)을 고려한 수치다. 현대제철이 직접 제철소를 건설할 경우 해외에서 처음 쇳물을 생산하게 된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4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도 검토하고 있으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 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내 제철소 건설을 통해 트럼프2.0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할 방침이다. 당초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한 바 있고, 결국 미국을 낙점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쿼터제 적용으로 대미 철강 수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서 쿼터 축소 및 관세 부과가 더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미국 현지 내 제철소 건설로 해소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그룹사 수요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현지 내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용 강판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현대차그룹 생산량(조지아주 서배너 메타플랜트 50만 대 합산 시)은 연 120만 대 가량이다. 연 200만~300만t 생산을 목표로 제철소를 지을 경우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같은 다른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용 강판을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대제철은 아직 검토 단계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금액 및 시기, 생산 방식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