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태어나도 첫째가 행복한 공간 만들기 [신은경의 ‘내 아이가 자라는 공간 ㉗]

“4살 아들은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에요. 말하는 것을 즐기고, 역할놀이를 좋아하죠. 감수성이 풍부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며, 애교도 많아서 다정하고 여린 성격을 지녔어요. 현재는 수면 독립이 잘 되어 있지만, 동생이 태어나면 첫째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돼요.”

의뢰인은 동생의 탄생에 첫째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구 배치를 고민하고 있다. 동생의 탄생은 첫째에게 큰 변화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부모의 사랑을 온전히 받던 아이가 갑작스럽게 동생과 사랑을 나눠야 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첫째는 아기처럼 퇴행 행동을 보이거나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배변 실수를 하거나 수면 독립을 거부하고, 분리불안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반응은 아이가 느끼는 심리적 부담을 드러내는 자연스러운 표현일 수 있다.

특히 의뢰인의 아이처럼 감수성이 예민하고 공감 능력이 높은 아이는 이러한 변화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필자는 아이의 방을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는 공간으로 구성하는 데 집중하였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기더라도 첫째가 안정감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침대 배치: 심리적 안정감을 고려한 설계

필자는 아이의 침대 위치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민하였다. 정서적인 교감과 소통을 선호하는 아이는 정서적 욕구가 클 수 있기 때문에, 침대를 방문 가까운 곳에 배치해 방 안에서도 가족과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고려하였다. 그러나 아이가 감각적으로 예민하다는 점을 확인한 후 판단을 수정하였다.

ⓒ도다미네플레이스 @copyright_dodamine place

의뢰인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가 두려울 때 눈을 질끈 감거나 강아지를 좋아하면서도 직접 만지지 않는 행동을 보인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는 아이가 주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를 종합하여, 침대를 방문에서 더 멀지만 아이가 방 밖의 상황을 언제든 확인할 수 있는 위치로 배치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도도존: 독서와 교감을 위한 특별 공간

ⓒ도다미네플레이스 @copyright_dodamine place

침대 앞에는 아이의 독서 공간인 ‘도도존’을 배치하였다. 도도존은 아이가 혼자 책 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독립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부모와 함께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방형 디자인으로 구성하였다. 의뢰인의 아이는 현재 잠자리 독서를 생활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은 부모와 함께하는 독서 시간을 더욱 특별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역할 부여를 통한 심리적 안정감 강화

아이의 성향과 기질을 고려할 때, 동생이 태어난 후 첫째가 느낄 심리적 변화를 예방하기 위해 역할 부여가 효과적이다. 필자는 아이에게 동생을 돌보는 작은 역할을 부여해주기를 추천하였다. 예를 들어, 동생이 울 때 손수건을 가져다준다거나, 동생과 함께 사용할 물건을 정리하는 일을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은 아이가 동생에 대한 애정과 성취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는 이미 동생을 기다리며 동생이 태어나면 안아주고 우유를 주겠다고 말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모가 이러한 아이의 모습을 격려하며, 동생이 생기는 일이 스트레스가 아닌 기쁨의 경험으로 느껴지도록 도와야 한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의 탄생, 축복이지만 조심스러운 변화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긴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축복받을 일이다. 하지만 첫째에게는 큰 변화이자 도전이 될 수 있다. 이 시기에 첫째가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와 지속적으로 교감하며 긍정적인 애정을 표현하고, 적절한 역할을 부여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면 아이는 동생을 사랑하며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세심한 배려와 공간 구성은 아이가 이 시기를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 찬 시간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아이의 기질과 성향을 반영한 맞춤형 공간 설계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 첫째에게 축복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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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도다미네플레이스 대표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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