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무안참사] 국내 보험사 부담 많아야 300억…99% 해외 재보험 몫
입력 2024.12.31 10:06
수정 2024.12.31 10:10
1조5257억원 한도 항공보험 가입
英 AXA XL에 지분 99.2% 출재돼
"피해자에 대해 신속·적절 보상"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국내 보험사들이 지게 될 부담은 많아야 3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항공보험 대부분을 해외로 출재해 국내 보험사들의 재정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무안공항에서 착륙 중 충돌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10억3651만 달러(1조5257억원) 항공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책임 담보의 보상한도는 10억 달러(1조4720억원), 항공기 자체 손상 보상한도는 3651만 달러(537억원)다.
배상책임 보험은 승객의 부상이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보장한다. 이에 따라 항공사(제주항공)가 직접 보상금을 지급하고 보험사는 항공사(제주항공)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항공보험은 계약규모가 커 여러 보험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한다. 이번 사고난 여객기의 항공보험은 삼성화재 비중이 55%를 차지하며 간사사를 맡았다. 그 외 ▲KB손해보험(26%) ▲DB손해보험(13%) ▲메리츠화재(3%) ▲하나손해보험(3%) 등이 해당 여객기의 항공보험을 공동 인수했다.
다만 국내 보험업계가 직접 져야 할 부담은 최대 3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이란 추산이다. 관련 보험의 99.2%는 영국 재보험사인 악사 XL로 출재가 이뤄져 있어서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보험 계약의 책임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넘기는 것으로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라 불린다. 다른 보험사 재보험에 가입하는 출재와 다른 보험사로부터 계약을 받는 수재로 나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기의 항공보험 99%를 해외 재보험사로 출재해 국내 손보사들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사고기 보상과 관련해 최대 3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여객기 사고와 관련 피해자 보상에 전념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전날 오전 간부회의를 열고 "보험금 지급을 위한 현장 상담 창구를 가동하는 등 관련 조치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피해수습·지원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즉시 조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같은날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재난 피해자 통합 지원센터' 내에 '보험업계 공동 현장 상담센터'를 열었다.
보험업계는 이번 사고 피해자에 대해 신속하고 적절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 상담센터 운영을 통해 보험금 신청 및 지급 관련 상담 서비스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악사 XL 관계자도 29일 밤 늦게 국내로 입국해 사고수습과 함께 보험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정확한 보험금 지급까지 시일이 걸릴거란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사고 피해가 커 정확한 보험금 추산 조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피해자 파악 조차도 안 돼 간사사의 통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