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용 OLED 출하량 본격 상승 언제쯤...업계 투자 속도 조절
입력 2024.12.30 06:00
수정 2024.12.30 06:00
IT용 OLED 시장 진입 단계... 장기적 실적 개선
2028년까지 연간 46% 성장률 보일 것이란 전망
아직은 높은 가격... 수요 맞춰 업체별로 각 대응
중국에게 잠식 당한 LCD(액정표시장치) 대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적용 범위 확대를 노리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조금씩 숨통이 트이고 있다. 노트북·태블릿 등 IT(정보기술) 기기에서 기존 LCD 대신 OLED 패널 적용이 확대되면서다. 아직까지 IT용 OLED 시장 진입 단계인 탓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장기적으론 실적 개선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IT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전년 대비 두배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중 큰 폭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됐던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되는 OLED 패널 출하 전망치가 크게 내려앉았음에도 전반적인 IT기기용 패널 출하량이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9인치 이상 OLED 출하량은 전년 대비 116.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9인치 이하는 주로 모바일과 스마트워치용이며 그 이상은 주로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이번의 경우 노트북과 모니터 등의 IT 수요 증가가 9인치 이상 OLED 출하량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IT용 OLED 신규 수요에 기대가 큰 상황이다. 특히 최근 온디바이스 AI 기기의 확대와 저전력 디스플레이 수요가 커지면서 기존 LCD 보다 OLED의 적용성과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지난 5월 출시된 애플 신형 아이패드에 처음 OLED가 적용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IT용 OLED 출하량은 2028년까지 연간 46%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며 6000만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그중에서도 태블릿용 OLED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올해 대비 2.7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예상보다 판매량이 저조한 상태다. 이에 업체들 역시 8세대 OLED 생산 시설 투자와 관련해선 다소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를 우선시하면서도, IT용 OLED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전에 투자를 서두를 경우, 자칫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4.1조원을 투자해 8.6세대 IT용 OLED 라인을 건설 중이다. 2026년까지 연간 1000만개의 노트북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 시기는 조금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세대는 패널을 생산할 때 기반이 되는 원장의 크기로,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판'을 뜻하는 요소다. 반도체에서는 '웨이퍼'라고 부르는 판을,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원장(마더글래스)'라고 부르는데, 이 원장에 붙은 숫자가 높을수록 판의 크기가 크고 패널 생산량도 늘어나게 된다. 6세대보다 8.6세대 원장이 더 크다는 이야기다.
8.6세대 OLED는 주로 노트북, 태블릿용 패널에 쓰일 예정이다. 기존 6세대급에서 14.3인치 태블릿 패널을 기준으로 연간 450만 개가 생산 가능하다면 8.6세대급에서는 연간 1000만개가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업계 최초로 IT용 OLED 사업화에 본격 나선 상태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경우 8.6세대보다는 기존 6세대 라인 생산 능력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6세대 설비로도 연간 500만대에 가까운 태블릿용 OLED 패널 생산이 가능하기에 현 시장 상황에서는 공급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베트남 하이퐁 OLED 생산 시설에 1.4조원을 투자해 OLED 생산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