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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일정도 안 정해졌는데 '이재명 1강?'…3김도 몸푼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4.12.23 18:10
수정 2024.12.23 18:13

이른바 '신 3김' 최근 행보 주목

'당원' '추경' '김대중' 언급하고

김경수·김동연 잇단 文 예방도

李 사법리스크 향배 초미 관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5일 국회 이재명 대표실에서 만나 대화 후 자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이후 차기 야권 대권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아직 대선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각종 여론 지표에서 독주하는 중이다. 국민의힘이 탄핵 페널티를 짊어지고 조기 대선을 맞이하게 될 지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야권에선 유력주자인 이 대표 외에도 신(新) 3김으로 불리는 잠룡들의 행보 역시 함께 주목 받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불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의 움직임도 바빠지는 모습이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시계와 이재명 대표의 재판들이 어떻게 맞물려 가는지를 보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야권 내에는 압도적 '이재명 1강'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3김(김경수·김동연·김부겸) 등이 이 대표를 견제할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먼저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유로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독일 유학 중 급거 귀국했다. 김 전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새 정부가 출범하기까지 외교의 공백에 대한 우려의 메시지를 내는 것은 물론, 국민의힘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2일에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귀국 인사를 했는데,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이 또다시 고난의 짐을 지고 있는 데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늘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국민과 함께 한국 정치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선 "탄핵을 반대한 내란 세력 국민의힘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내란을 부정하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지연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헌정질서를 끊임없이 유린하고 있는 내란세력에 맞서 단호하게 싸워가야 한다. 나도 당원과 국민과 함께 이 전선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다.


김동연 지사는 최근 장외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하면서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라고 지칭하며 "한시가 급하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즉각 내란 특검을 발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수사 당국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며 "내란 수괴가 있어야 할 곳은 '관저'가 아니라 '감옥'이다. 내란의 완전한 종식은 그때부터"라고 개탄했다.


김 지사도 최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문재인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였던 면모를 부각했다. 김 지사는 지금은 최소 30조원 이상의 '슈퍼추경'을 시급히 편성해 미래먹거리와 소상공인 지원 및 청년일자리, 민생회복지원 등에 써야 한다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지사에게 "경제는 워낙 전문가이니 (지금의 위기 상황과 관련해) 메시지를 계속 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전 총리도 국정수습과 민생회복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본격 등판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지난 17일에는"민주주의는 결코 이기주의나 무질서가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무시하고 남의 자유와 권리를 해치는 일이 용인될 수 없다"는 내용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11년 3·1절 기념식 연설을 소환했다. 지난 20일에는 "국민은 더 이상 기다릴 여력이 없다"며 "경제회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1강인 이재명 대표는 최대 아킬레스건인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돌연 비상계엄 선포를 하면서 탄핵 정국을 자초해, 대권 가도에 청신호를 켜게 됐다. 이에 22대 총선을 거치며 친명 위주로 재편된 민주당은 이 대표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끝내야 한다는 속도전에 당력을 총동원하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VIP 시사회에서 이재명(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영화 제작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결국 이 대표와 3김의 엇갈릴 정치명운은 헌법재판소가 좌우하게 될 공산이 크다.


이 대표는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상 규정인 '6·3·3 원칙(1심 6개월, 2·3심 각 3개월 내 처리)'이 지켜질지가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질 경우 내년 2월 중순쯤 이 대표의 2심 결과가, 최종심 결과는 6월 전에 나와야 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최장 180일 동안 탄핵안을 심리할 수 있어, 180일 이내 언제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여부가 결정될지 그 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헌재가 속전속결 심리를 할 경우 '벚꽃 대선(4월)' 가능성까지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반면 윤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180일을 꽉 채워 내려질 경우에는 5월 중순쯤 탄핵 인용, 7월에 '폭염 대선'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벚꽃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라면 이 대표에게 유리한 대선 일정이 되게 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대법원 판결까지 나오기가 어려운 시기에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반면 7월 '폭염 대선'이 치러질 경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상으로 대권 가도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고, 이 경우 야권은 대안을 물색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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