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캐즘 돌파 승부수 '고품질 충전 솔루션'
입력 2024.12.18 06:00
수정 2024.12.18 06:00
국내 전기차 충전기 38만9244기…전기차 대비 비율 세계 1위
전기차 사용 시 가장 많이 꼽은 불편 사항 ‘충전’…질적 불만족
현대차, ‘현대 EV 충전 솔루션’ 등 다양한 충전 서비스 확충
전기차 시장이 성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부닥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를 넘어 전기차 진입 장벽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충전 인프라를 확충해 전기차 이용 만족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18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전기차 충전기는 38만9244기가 운영되고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약 66만1000대인 것을 고려하면 전기차 대 충전기 비율은 약 1.7대 1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충전기 1기당 10기가 평균적이며 미국은 18기, 유럽 13기, 일본 12기, 중국 8기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59만기까지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 2030년까지 123만기 설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런 성과에도 전기차 보급 목표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한 전기차 목표 대수는 420만대다.
이런 전기차 성장 부진은 불편한 충전 인프라가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실시한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보급 확대를 위한 사용자 설문조사에서 전기차 사용 시 불편 사항으로 여전히 ‘충전’이라 답변하며 가장 많은 비중(29%)을 차지했다. 전기차 충전기가 양적 자원으로는 부족하지 않으나 충전 서비스가 질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반영한다.
전기차 핵심 전략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 부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업체 JD파워의 전기차 선호도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충전시설 부족이 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비싼 가격 ▲긴 충전시간 ▲부족한 1회 충전 주행거리 ▲집·회사에서 충전 불가능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대부분 충전 인프라 불만인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대차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충전 서비스의 질적 제고에 힘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전기차 충전 통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예시로 들 수 있다. ‘현대 EV 충전 솔루션’에서는 현대차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 서비스가 하나로 통합돼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하다. 전기차 고객의 거주 유형, 주변 충전 인프라, 선호 충전 속도, 연간 운행 거리에 따라 맞춤형 충전 솔루션 추천 기능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차량을 픽업해 충전과 세차를 해주는 서비스,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기하지 않고 초고속 충전소 E-pit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기아와 함께 한국전기연구원과 손 잡고 사용자 친화적인 전기차 충전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재 다양한 사업자들이 충전 비즈니스에 뛰어들면서 충전 도중 충전이 중단되거나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의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충전 인프라를 만들 방침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판매 호조를 보이는 북미에서도 가정에서도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현대 홈’을 출시한 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 홈은 태양광 패널,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 충전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비재생 에너지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탄소 저감과 전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기에 낮 시간 생산된 초과 에너지를 ESS에 저장해 밤이나 흐린 날씨, 정전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출시한 ‘EV 에브리케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가정용 충전기 설치를 지원해준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차협회장은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충전 인프라는 양적으로 충분히 갖춰졌지만 여전히 고장률 문제와 낮은 사용 만족도를 해결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충전 인프라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충전기의 신뢰성을 높이고 서비스 개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