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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격변의 1년...'IP 다각화' 주사위 던졌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4.12.17 06:00
수정 2024.12.17 06:00

공동대표 체제 하에 체질 개선 주력

IP 파이프라인 강화 행보 두드러져

외부 투자↑…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내년 결과물로

김택진·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 1년을 맞았다. 철옹성처럼 견고하던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하락으로 곳곳에서 위기설이 불거지자 신속하게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변화의 핵심은 IP(지식재산권) 다각화를 위한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의 전환과 외부 개발사에 대한 폭넓은 투자다. 그간의 부진을 딛고 내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국내 개발사 '미스틸게임즈'와 폴란드 개발사 '버추얼 알케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신작의 글로벌 퍼블리싱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스웨덴 개발사 '문로버게임즈', 국내 서브컬처 전문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도 투자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는 박 공동대표의 외부 투자 및 M&A(인수합병)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 기조와 연결돼 있다. 올해 엔씨소프트에 구원투수로 영입된 박 대표는 신규 IP 확보에 주력해 매출 반등의 기반을 다지는 데 힘써왔다.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아이온 등으로 한정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흔들림없는 매출 구조를 수립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자사들이 제작 중인 신작의 장르도 다양하다. 문로버게임즈는 PC·콘솔 기반 협동 FPS(1인칭 슈팅) '프로젝트 올더스', 빅게임스튜디오는 액션 RPG(역할수행게임) '브레이커스', 미스틸게임즈는 PC·콘솔 기반 서바이벌 슈팅 '타임 테이커즈', 버추얼 알케미는 전략 RPG '밴드 오브 크루세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신작들의 퍼블리싱을 담당할 해외 법인도 개편 및 신설했다. 두 공동대표의 강한 해외 매출 확장 의지에서 비롯됐다.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엔씨 아메리카는 새 수장으로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출신 진정희 대표를 맞았다. 이와 함께 베트남 종합 인터넷기업 VNG와 싱가포르에 합작법인(JV) 'NCV 게임즈'를 설립했다. 3분기 말 싱가포르에 100% 자회사 '엔씨소프트 아시아 홀딩스'도 세웠다. 두 곳을 전초기지 삼아 신규 IP를 배급해 관련 매출 확장을 꾀한다.


독립 스튜디오 체제 하에서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도 빠르게 늘릴 방침이다. 스튜디오는 개발에 전념하고 본사가 서비스 운영이나 플랫폼 솔루션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특히 내년 2월 중 출범하는 빅파이어 게임즈와 루디우스 게임즈의 신작 'LLL(가칭)'과 '택탄'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LLL은 트리플A급으로 개발 중인 슈팅 게임으로, 지난해 지스타에서 소개돼 고퀄리티의 그래픽과 콘텐츠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 등 기존 IP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레거시 IP 확장의 선봉장 역할을 한 '저니 오브 모나크'가 초반 순항하며 해당 전략에 힘을 보탰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리니지 IP를 활용한 방치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정식 출시 후 5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5위에 오른 후 꾸준히 5~6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추후 리니지의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 업데이트가 예고된 만큼 매출 기여도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인 '아이온2'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한창이다.


엔씨소프트의 IP 다각화 행보가 내년에 본격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을 1796억원으로 추정한다. 신규 게임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작 부진으로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내년 비용 축소와 다수의 신작 출시 모멘텀, 풍부한 순자산가치 등 기존 투자 포인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엔씨소프트를 주목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620억원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자체 IP 개발 뿐만 아니라 외부 IP 확보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쓰고 있다"며 "장르 전문성이 높은 외부 스튜디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며 새롭게 확보한 IP들을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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