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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계엄령] 이재명 "다음은 북한과 무력 충돌"…조국 "尹 즉각 체포·수사해야"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4.12.04 15:51
수정 2024.12.04 16:32

국회 계단에서 야당 비상시국대회

'비상계엄'에 탄핵·내란죄 공세하고

"윤석열 체포하라" 격앙 목소리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후 국회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되며 비상계엄령이 해제된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야5당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해제 상황에 따라 역으로 탄핵과 내란죄 공세에 직면했다.


4일 정오 국회 본청 앞 계단으로 모여든 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술 취한 듯' '정신이 나갔다'란 비난을 불사하면서 체포를 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계엄에 실패한 윤 대통령이 이번에는 북한과의 국지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했다.


비상시국대회 모두발언의 포문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제정신이 아니다. 판단력도 상황인식도 정상이 아니다"라고 운을 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다.


박 원내대표는 "단 1분 1초도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해선 안 될 정도로 심각하게 비정상적인 상태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윤석열은 우리 형법에서 규정한 내란의 우두머리"라고도 지칭했다.


그는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은 즉각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을 직접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3분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2시간 37분만에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고 계엄 무효를 선언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6시간 만에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윤 대통령을 규탄하기 위해 야권이 연 비상시국대회 참석 추산 인원은 5000명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참여했다.


인파는 국회 본청 앞 계단을 잔뜩 메웠고, 자리가 모자라 계단 인근에 위치한 동상에 올라가 시국대회에 참석하는 인원도 있었다. 현장에 자리한 이들은 모두 '내란행위 즉각 수사' '윤석열을 사퇴하란' 피켓을 손에 들었다.


참가자들은 야당 지도부의 발언 중간 중간 "위헌계엄 내란행위 윤석열은 사퇴하라" "국격훼손 나라망신 윤석열은 사퇴하라" "불법계엄 규탄한다 내란행위 수사하라" "헌정포기 민주훼손 전 국민이 심판한다"는 구호도 외쳤다. 공통 구호는 아니지만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목소리도 시국대회 시작 전후 국회 계단에 울려 퍼졌다.


박 원내대표에 이어 발언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어젯밤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 탄핵 소추 요건을 완성했다. 형법 87조 내란, 군형법 7조 군사반란의 죄를 저질렀다"며 " 윤석열은 우리나라 법상 가장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인의 한 명일 뿐"이라고 맹폭을 가했다.


특히 "지극히 평온하던 대한민국을 국가비상사태라고 거짓말을 한 사람"이라며 "바로 술 취한 듯이 대한민국을 몰고 간 그런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윤석열을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그가 범한 범죄에 합당하는 처벌을 받게 만들 때, 그때 진정한 승리가 오지 않겠느냐"며 "윤석열은 탄핵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강제수사의 대상입니다. 수사기관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해서 수사해야 한다. 과거 전두환과 노태우가 그랬듯이 이들 모두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 하루도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 순서로 연단에 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그(윤석열 대통령)가 가진 권력으로 국민이 피땀 흘려 낸 세금으로 무장한 총칼 든 군인들을 동원해서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다는 이 현실이 믿어지느냐"며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국회의원, 그리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이 나라의 국민들께도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고 했다.


나아가 "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합리적이지 않고 예측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 조치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에 저는 그들이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들에게는 생명 존중 사고가 없다. 사랑이, 배려가, 인간애가 없다"며 "그래서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시키고, 결국에 무력 충돌로 이끌어갈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제기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지켜주셔야 한다"며"이 쿠데타를 이겨낸 것은 바로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국대회 사회자는 마지막에 등장한 이 대표를 "민주주와 국민을 지키기위해 최전선에서 투쟁하고 있는 이재명 당대표"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의 연설 중간 그와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의 틈을 비집고 연단 근처로 향했다가, 저지를 당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난 후에도 현장에 모인 이들은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다.


야당은 시국대회를 마친 후인 오후 2시 40분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탄핵소추안에는 개혁신당까지 포함한 야6당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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