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아파트가 15억원”…고분양가에 청약 수요자들 셈법 ‘복잡’
입력 2024.11.27 06:49
수정 2024.11.27 06:49
노원구 ‘서울원 아이파크’ 출격, 고분양가는 변수
대출 규제로 서울서 마피 매물 등장, “7000만원 할인”
“내년부터 공급 축소 가시화…입지 양호한 단지는 흥행 예상”
건설업계에서 연말에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시장 열기가 이어질지 전망이 주목된다.
그동안 ‘오늘이 가장 저렴하다’라는 인식으로 청약자를 모은 단지에서도 분양가 이하의 마이너스피가 속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반면 내년 주택 공급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어 청약 수요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북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원 아이파크’가 1순위 청약 결과 약 14.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414가구 모집에 2만1129명이 몰린 것이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공급되는 1856가구 규모 대단지다.
이 아파트는 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로, 아파트 주변에 상업·업무·여가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데다 향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개통이 예정돼 있어 강북권 대개조의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높은 분양가는 변수로 꼽힌다. 전용 59㎡ 분양가가 10억원 안팎으로 형성됐으며 국민평형인 전용 84㎡ 분양가는 12억8100만~14억1400만원으로 결정됐다. 옵션 등을 더하면 15억원을 넘길 수 있다.
월계동 일대에 2020년 준공된 월계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 4일 10억원에 손바뀐된 점을 고려하면 시세보다도 비싼 분양가다.
또 서울원 아이파크의 가장 넓은 면적인 전용 244㎡은 분양가가 최대 48억18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1순위 청약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면적별 편차가 감지된다. 전용 59㎡A 타입의 경우 23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전용 105㎡ 이상 대형 면적에서는 미달이 발생해 이날 2순위 청약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에서도 전용 84㎡ 분양가가 15억원이 넘는 단지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안양시 평촌에서는 ‘아크로 베스티뉴’와 ‘평촌자이 퍼스니티’가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각각 15억7440만원, 13억7960만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물론 이들 단지도 양호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크로 베스티뉴는 1순위 청약에서 5.66대 1, 평촌자이 퍼스니티는 13.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는데, 고분양가로 인해 계약까지 무사히 이뤄질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크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 분양 단지에서도 마피가 붙은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실시되는 등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잔금 마련이 어려워진 계약자들 중심으로 마피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내년 11월 입주하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화포레나미아’는 1000만원에서 최대 7000만원까지 마피가 붙은 매물이 급매로 나와 있다.
다만 내년을 기점으로 신축 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청약 수요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주택 공급이 위축되면 집값은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이어진 전국 주택 착공 감소가 내년부터 3년간 연평균 준공 실적인 42만9000가구를 밑도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2022년 착공 물량이 연평균 15만6000가구보다 낮은 14만 가구로 내년부터 준공 물량 감소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수도권 분양 시장은 주택 공급 축소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여전히 청약자들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지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라며 “다만 청약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같은 지역 내에서도 분양가 상승 여력이 있는 단지들은 훈풍이 불겠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들은 미분양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