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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로 반도체株·증시 동반 반등하나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11.20 16:53
수정 2024.11.20 17:04

월가, 매출 성장세 지속 가능성에 무게

삼전·SK하닉, ‘주가·수급 변화’ 예상

파급력에 증시 분위기 반전 여부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 실적)’ 가능성이 거론되며 국내 반도체주가 반등 모멘텀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반도체주의 약세가 국내 증시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 온 만큼 시장 전반에 미칠 파급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와 수급에 변화가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이전 실적 발표에서 국내 반도체주의 주가가 엔비디아와 연동된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8월28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 후 블랙웰(Blackwell) 출시 지연 등에 따른 AI 수익성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며 다음날인 29일 주가가 6.38%(125.61→117.59 달러) 급락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신제품이다.


당시(8월29일) 삼성전자는 3.14%(7만6400→7만4000원), SK하이닉스는 5.35%(17만9300→16만9700원) 떨어진 바 있다.


엔비디아의 3분기(8∼10월) 실적 발표는 20일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21일 오전 7시)로 예정돼 있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시장은 관망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78%(1000원) 내린 5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엔비디아 밸류체인’으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는 전날과 같은 가격인 17만600원에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은 차주까지도 국내외 반도체, AI주 주가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및 수급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서 우선 살펴볼 대목은 매출액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넘어서느냐 여부다. 엔비디아가 앞선 7분기 연속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현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액 추정치(컨센서스)를 329억6000만 달러로 보고, 주당 70 센트의 순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월가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165→190 달러)와 파이퍼 샌들러(140→175 달러), 미즈호(140→165 달러) 등이 최근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높여 잡았다. 이들은 투자의견도 ‘매수(Buy)’를 유지했다.


반대로 엔비디아가 이번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에 목표주가를 160 달러로 유지하면서 제한된 칩 공급 역량으로 투자자들이 익숙해진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와 함께 매출총이익 비율(GPM) 둔화 정도와 4분기 전망치(가이던스), 향후 인공지능(AI) 업황에 대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코멘트 등도 관전 포인트로 지목된다.


이는 블랙웰의 양산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 분기 실적 만큼이나 향후 전망이 주가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웰은 지난 3월 처음 공개됐다. 엔비디아는 이 칩을 올해 2분기에 출시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4분기(11∼1월)부터 양산할 것이라고 목표를 수정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 파급력은 반도체주를 넘어 국내 증시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트럼프 리스크를 반영하며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와 외국인 수급 이탈에 하락세를 보인 만큼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 전개 시 지수 반등 여력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시장 급락 이후 상승하려는 반전의 힘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동향에 따라 반전될 가능성에 주목된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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