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드 후유증...롯데, 중국 청두 법인 매각은 언제쯤
입력 2024.11.20 07:16
수정 2024.11.20 07:16
상반기 청두 백화점 매각으로 유통사업 모두 철수
청두 법인 증자 통해 차입금 상환...매각 속도
지난 2016년 사드 사태로 촉발된 롯데그룹의 악몽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당시 백화점, 대형마트, 음료‧제과 등 대부분 사업을 철수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로 눈을 돌렸지만, 마지막 남은 청두 법인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롯데쇼핑은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매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지만 현지 경기침체로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한 때 롯데는 물론 국내 기업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해외 핵심 사업지 중 한 곳이었다.
롯데의 경우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10조원 이상 투자를 하며 백화점, 대형마트, 음료‧제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2016년 롯데그룹 소유의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면서 중국 정부의 보복이 시작됐다.
사드 사태로 롯데는 백화점, 대형마트, 음료, 제과 등 주요 사업을 철수했다.
작년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롯데타운 테마파크' 프로젝트를 매각에 이어 올 상반기 롯데백화점 청두점 매각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현지 유통사업에서는 모두 철수하게 됐다.
현재 남은 것은 'LOTTE PROPERTIES (CHENGDU) HK LIMITED' 한 곳 뿐이다.
이 회사는 2009년 10월 청두 반성강 프로젝트 복합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됐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자산개발 등이 회사 설립에 참여했다.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해 1400여 세대의 아파트 분양까지 마쳤지만, 2016년 사드 사태로 쇼핑몰 등 상업시설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중국 현지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2년이 넘도록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업 중단으로 재무건전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자회사인 청두 법인은 3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로 분기순손실이 289억원에 달한다. 2분기 859억원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마지막 남은 청두 법인 매각을 위해 지난 7월 4354억원 규모의 청두 법인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후 이달 7일 1억88만4676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상황을 개선하는 한편 롯데쇼핑의 지분율을 높여 매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이유에서다.
3분기 말 기준 롯데쇼핑이 청두 법인을 위해 지급보증한 금액은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에 3억6360만 달러 수준이다.
내년 3월 증자를 통해 지분을 추가 확보하게 되면 롯데쇼핑의 지분율은 77.60%로 올라가게 된다.
롯데쇼핑 측은 "내년 3월 이전까지 금액을 나눠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우선 이달 7일 약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이는 청두 법인의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