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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우주 개발, 예산 규모 키우고 민간 주도해야"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4.11.19 06:00
수정 2024.11.19 06:00

우주항공산업 발전방안 연구용역 보고서

미국 대비, 우주예산 0.86%, 핵심기술 55~65% 수준

한경협 회관 전경.ⓒ데일리안DB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주 개발을 국책연구소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하고, 지상장비 및 위성통신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고, 위성 및 발사체 제작 단가를 인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우주항공산업 전문가인 곽신웅 국민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우주항공산업 발전방안' 보고서를 19일 공개하고 우주항공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우주산업 경쟁에 참여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주예산 규모가 작고, 위성체 및 발사체 관련 핵심 기술 수준도 미국, 일본,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2022년 기준 미국의 우주 예산은 695억 달러, 중국은 161억 달러, 러시아는 37억 달러, 일본은 31억 달러인데 비해 한국의 우주 예산은 6억 달러(미국의 0.86% 수준)에 불과하다"며 "GDP 대비 우주예산의 비중도 우리나라는 0.033%로 주요국(미국 0.278%, 러시아 0.147%, 일본 0.095%, 중국 0.088%)과의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우주관측센싱 기술 수준은 미국(100%)에 비해 65.0% 수준에 불과하고, EU(92.5%), 일본(81.0%), 중국(80.0%)보다 기술 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우주발사체 핵심 기술인 대형 다단연소 사이클 엔진 기술 수준도 미국(100%)에 비해 55.0% 수준에 불과하고, 중국(86.0%), 일본(82.5%), EU(80.0%) 등에 비해 수준이 낮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우주 선진국들이 추진하는 모든 영역을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우주 역량을 바탕으로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우주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우주산업에서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지상장비, 위성통신 서비스 등 위성통신 산업을 최우선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로 제시했다.


한경협 측은 "우선 IT제조 강국의 역량을 바탕으로 단말기, 관제·수신 장비 등 지상장비 시장을 육성하고, 인공위성 제작 단가를 낮추는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규모가 큰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백대 이상의 위성을 관제하고 수만장 이상의 위성사진을 분석하는데 필요한 위성용 AI 신기술 개발, 대용량 위성영상의 다운로드 속도를 빠르게 하는 등 궤도상 정보처리 기술 고도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첨단항공인 AAM(Advanced Air Mobility) 산업에 대한 발전방안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이 AAM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 AAM 시장이 중국에 의해 잠식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 화재 위험성은 낮은 배터리 개발, 장거리 비행에 필요한 하이브리드 추진 기술과 기체 중량을 줄여주는 복합재 및 소음저감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AAM 기술이 한단계 성장했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다인승 AAM 기체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우주예산 확충, 민간 중심 우주개발, 정부 보유 우주정보 민간 개방, 지원제도 강화 등 우주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우주 예산과 관련해서는 경제력의 한계로 많은 예산을 당장 투입하기는 어렵지만 우선 2027년까지 정부 계획대로 최소한 연 1.5조원의 우주 예산을 확보해 우주 강대국과의 우주 예산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주도 개발의 경우, 미국의 경우 민간 우주기업의 혁신에 의해 우주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민간 우주기업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글로벌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국책연구소가 개발한 기술을 민간으로 파격적으로 이전하고, 우주개발을 국책연구소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 및 공공 위성 발사를 민간에 맡기고 민간 주도의 원가절감과 기술개발 활동을 장려해서 발사체 제작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민간 우주기업들도 정부 지원을 벗어나 창의적인 기술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해외 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선 "차세대 중형위성, 정지궤도 공공위성이 촬영한 영상 중 국가 안보와 관련 없는 영상은 민간에게 제공하고, 이러한 영상을 바탕으로 민간이 새롭고 참신한 위성영상 활용서비스 산업 관련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발사체 및 위성체, 위성통신산업, AAM 등과 관련된 개발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서 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국내 민간기업이 개발한 우주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협 측은 "또한 발사장, 연소시험시설 등 우주 인프라에 대한 민간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관련 전문가의 기술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며 "아울러 달 탐사 분야에서 국내 기업에게 글로벌 협력 기회를 제공하고, AAM 운행 관련 안전성을 정부가 인증하는 감항인증 기준을 확정하고, AAM 전용 관제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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