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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 ‘추락’…시총 300조 붕괴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11.14 17:46
수정 2024.11.14 18:03

반도체 경쟁력 악화·트럼프 2기 체제 우려 커져

외인 12거래일 연속 순매도...보유비중 연중 최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앞에서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데일리안DB

국민주인 삼성전자가 ‘4만전자’로 추락하며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도체 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와 트럼프 2기 체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진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지면서 시가총액도 300조원 대의 벽이 무너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38%(700원) 내린 4만9900원에 마감하면서 ‘4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 종가가 4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6월 15일(4만9900원)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도 297조8921억원으로 4년 5개월만에 3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추락에 코스피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에 마감하는 데 그치며 2420선 탈환에 실패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자들이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3조167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이 날도 삼성전자 주식을 4699억원어치 매도했다.


그 결과 외국인 보유 비중은 연초 54% 안팎에서 8월 말 56%대까지 상승했지만 이날에는 연중 최저 수준인 51.87%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가의 하락 압력을 키워왔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8월 순매도로 돌아섰고 순매도 규모는 8월 2조569억원, 9월 8조5912억원, 지난달 4조4469억원이다. 이 기간 주가도 40.52%(8만3900→4만9900원) 하락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은 우선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와 중국으로부터 추격 당하고 있는 범용 D램 제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 심리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8월 제정된 칩스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생산 보조금 390억 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중국 규제가 심해지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메모리반도체의 중국 수출 비중은 올해 3분기 37.9%를 기록했다. 처음 40% 아래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악재들이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한 때 ‘10만전자’ 기대감을 높였던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주가 눈높이도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미래에셋은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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