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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핵무장론 커지자 매서워진 미국 '눈초리'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4.11.12 00:30
수정 2024.11.12 00:30

尹, 국내 핵무장 여론 지렛대로

NCG 창설 등 확장억제 강화 성과

"'한국은 핵무기 준비국' 인상 남겨

한국 핵시설 감시·관찰 요구 증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일대에서 '핵무장 천만인 국민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자체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거래적 관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자 나라를 왜 지켜주느냐'는 트럼프 당선인 성향을 역이용해 핵역량 강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전통적 미국 대외정책과 핵무장 이후 한국이 마주할 현실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의원회관에서 '미국 신행정부의 한반도 핵정책 전망과 한미동맹의 새로운 과제'를 주제로 진행된 무궁화포럼 대토론회에서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다"면서도 "기회로 삼을 수 있고, 또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 안보·경제 정책 등에 기여를 확대하는 대신, 한미 원자력협정 조기 개정을 관철해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기술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유 의원은 "(핵)잠재력과 관련해 상당히 긴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를 해왔는데,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관련 정책을 국내 핵무장 여론과 연계해 추진할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 동의를 얻기 어려운 만큼, 정치권의 신중한 접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봉근 한국핵정책학회장은 "이렇게 취약한 안보환경이 있는데 (국민들이) 핵무기를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주장이라고 본다"면서도 국민적 목소리와 정책적 접근법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1~2년 안에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을 안했으면 (미국이) 핵협의그룹(NCG)을 쉽게 내놨을까 하는 의문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 말의 효과도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하려고 계속 준비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다시 줬다"고 말했다.


국내 핵무장 찬성 여론을 지렛대로 NCG 신설 등의 확장억제 강화 성과를 도출했지만, 부정적 여파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 회장은 에너지 정책에 관여하는 미국 당국자들이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을까' 굉장히 뒤지고 있을 것"이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서 하겠지만, 우리나라 원자력연구원, 원자력발전소, 핵연료 보관 시설 등에 대한 감시·관찰 요구가 최근에 아주 증가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핵공격 시 김정은정권 종말'로 대표되는 확장억제 제공 의지를 거듭 피력하며 비확산 정책을 고수하는 가운데, 혹시 모를 한국의 '이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뉴시스

일각에선 "핵무장을 한 한국이 한반도 안보를 책임지면, 미국 부담이 줄어든다"는 '거래'에 트럼프 당선인이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후폭풍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견제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철수를 염두에 두고 한국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 회장은 "미국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 몇 사람이 주한미군 철수론자"라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무장 가능성에 선 그으면서도
"매우 극단적 상황의 고려사항"


윤 정부는 NCG 출범을 계기로 비확산 체제 수호 의지를 거듭 피력하며 핵무장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다만 "독자 핵무장 시나리오는 매우 극단적 상황에서의 고려 사항"이라며 완전히 문을 닫지는 않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핵무장을 하게 되면 일본도 대만도 핵무장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될 때 동북아 안보와 글로벌 안보가 더 위협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핵 비확산 조약(NPT) 체제를 아주 철저하게 존중하고 준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사일 (발사)원점, 미사일 요격체계, 그리고 전쟁 지휘부를 확실하게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북한이) 합리적으로 사고한다면, 함부로 핵공격을 개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핵공격을 한다면, 한미 핵 기반 안보동맹에 기초해 즉각적인 핵 타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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