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美대선] 다시 온 트럼프 시대...불확실성·변동성 확대 우려 커진 증시
입력 2024.11.07 07:00
수정 2024.11.07 07:00
백악관 재입성...관세 강화·미중 갈등 리스크 부각
2018년 무역분쟁 당시 주가급락 사태 재현 우려도
증권가, 불안심리 정점 통과 후 분위기 전환 예상
경기침체 우려 완화·中 추가 부양책 기대감 긍정적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를 거두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단기간 국내외 증시가 요동칠 수 있지만 이후 불안심리가 완화되며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47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가운데 국내 증권가도 전 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와 관세 강화 등 자국 우선주의 경제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인물인 만큼 재선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에 전날(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37포인트(0.52%) 하락한 2563.51에 마감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전날 코스피는 15.02포인트(0.58%) 오른 2591.90으로 출발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에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 2544.04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국내 주식시장에 불리한 것은 맞고 선거 결과가 다시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트럼프 악재를 너무 많이 우려해왔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에도 지수의 추가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지만 관세 문제로 수혜·피해 업종의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증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당선이 미국 증시에는 우호적일 수 있으나 대선 기대감을 호재로 미리 반영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단기간 글로벌 증시가 출렁일 수 있지만 변동성이 정점을 통과한 후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불안심리가 정점을 통과해 단기 등락 후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선 결과 자체가 불확실성 해소의 전환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된 이후 실제 금융시장 추세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 대해선 “취임 이후 내각을 구성하고 정책을 내놓은 뒤부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중 갈등 리스크가 다시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무역분쟁 당시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당시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최근 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줄어든 데다 중국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하락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에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8년 연간 코스피는 17.3%, 코스닥은 15.4% 하락했는데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달 말까지 각각 3.7%, 14.3%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라며 “이익이 개선된 점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의 하락은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중요한 점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관점에서 주식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침체 우려를 덜어냈다는 사실에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 이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 부양책 여부와 규모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뇌관이 될 수 있는 트럼프의 정책들도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영향력은 지대하겠지만 워낙 여파가 커 오히려 현실 가능성을 낮게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