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시급한 넷플릭스 시리즈…‘로코’로 분위기 환기할까 [D:방송 뷰]
입력 2024.11.06 07:08
수정 2024.11.06 07:08
‘전,란’·‘지옥2’ 향한 애매한 반응
무게감 덜어낸 로맨틱 코미디물로 분위기 바꿀까
‘킹덤’, ‘지옥’, ‘스위트홈’ 등 코로나19 시기에만 해도 넷플릭스가 쏟아내는 좀비, 크리처, 아포칼립스물에 ‘TV 플랫폼에선 볼 수 없었던 장르’라며 반가움이 이어졌지만, 비슷한 분위기가 몇 차례 반복되자 ‘이제는 지겹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현재, 설렘과 힐링을 선사하는 ‘Mr. 플랑크톤’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분위기 환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공개되는 ‘Mr.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우도환 분)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이유미 분)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해조와 재미의 설레는 로맨스는 물론, 로드무비 형식으로 담아내는 청춘들의 험난한 여정까지. 휴먼 드라마의 성격도 띠고 있다.
최근 ‘경성크리처2’와 ‘전,란’, ‘지옥2’ 등 무거운 분위기의 장르물을 연속적으로 선보이던 넷플릭스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말랑말랑한 로맨스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현재, 다른 색깔로 도전장 내민 ‘Mr. 플랑크톤’가 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쏠리기도 한다.
‘전,란’과 ‘지옥2’ 또한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되며 완성도를 입증 받았지만, 다소 ‘애매하다’는 반응을 얻은 ‘전,란’과 ‘세계관이 더욱 깊어졌다’는 평에도 전 시즌만큼의 뜨거운 반응을 얻지 못한 ‘지옥2’ 등 넷플릭스표 장르물을 향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 ‘올드하다’는 본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경성크리처2’처럼 작품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지만, ‘볼 만하다’는 평가에도 화제성이 유발되지 못하는 작품들이 나오면서, ‘넷플릭스표 장르물’의 생명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아침이 와요’, ‘너의 시간속으로’ 등 넷플릭스도 휴먼, 코미디 드라마를 선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폭싹 속았수다’, ‘애마’, ‘다 이루어질지니’ 등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고 알려진 작품의 목록에도 무게감을 덜어낸 유쾌하고 가벼운 휴먼, 로코가 다수 포함돼 있다. 다만 이병헌 감독의 코미디 ‘닭강정’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작품들이 다크한 분위기의 장르물이었던 올해 라인업보다는 더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 넷플릭스는 예능, 영화 라인업을 공개하며 ‘다양성’을 강조했었다. 넷플릭스는 요리 서바이벌, 스포츠, 좀비 예능 등 다양한 예능 콘텐츠를 언급하며 “세분화된 시청자들의 취향을 다양하게 저격하겠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었다. ‘대홍수’, ‘고백의 역사’, ‘84제곱미터’, ‘계시록’, ‘사마귀’ 등 액션과 스릴러, 로맨틱 코미디, SF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영화 7편을 소개하면서도 “내년 넷플릭스 한국영화는 작품성을 높이고 다양성을 넓히려 했다”고 말했었다.
‘TV 플랫폼에서 보기 힘든’ 장르로 마니아층을 구축한 넷플릭스지만, 이제는 ‘다양하게’ 시청자들을 겨냥하며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필요해졌다.
한 방송 관계자는 “처음 팬덤을 구축할 땐 넷플릭스표 장르물이 장점이 됐겠지만, 조금만 반복되면 시청자들은 금방 지치게 된다. 시즌제로 나름 스케일을 키우고, 변주를 줬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재미를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처음 넷플릭스 구독자층을 형성할 때와, 지금 OTT 시청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지금 다른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