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작년 만큼 벌었다...순항하는 HD현대 정기선호
입력 2024.11.01 17:29
수정 2024.11.01 17:29
연간 누적 영업익 2조1050억원...지난해 (2조316억원) 넘어
대표이사 취임 3년차 정 부회장, 경영 성과 이끌어내
정기선 부회장의 HD현대가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매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누적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를 뛰어넘었다.
HD현대는 올해 3분기 경영실적으로 매출 16조5991억원, 영업이익 4315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5.4% 감소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이 안정적인 실적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 선박 물량 확대 및 생산성 향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6% 증가한 6조2458억원, 영업이익은 477.4% 증가한 398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폭을 확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정 부회장 취임 직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고부가 가치 선박만 선별해 수주하는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전날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고, 엔진 부문도 이익이 확대되면서 전체적인 실적 개선이 있었다"면서 저희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해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력기기 부문 HD현대일렉트릭은 매출 7887억원, 영업이익은 16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3.6%, 영업이익은 91.8%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전력 설비 수요 증가로 배전 기기 및 회전 기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4.1%, 10.8% 오르며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건설기계 부진 아쉬워"
조선·전력기기 부문의 이같은 호실적에도 전분기 대비 50%가량 감소한 영업이익은 에너지·건설기계 부문의 부진 영향이 컸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분기 매출 7조5898억원과 영업손실 26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0.3% 증가했으나, 지속되는 국제유가 하락세와 글로벌 산업 수요 둔화로 정제마진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회사는 이날 "4분기에는 석유 수요 둔화 우려,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감산 완화 등 약세 요인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매출(1조7733억원)과 영업이익(728억원)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 54.8% 감소했다. 자회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물류비 증가(HD현대건설기계), 재고 축소를 위한 프로모션 확대(HD현대인프라코어) 요인이 더해져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3년차 정기선호, 실적 고공행진 중
취임 3년차를 맞은 정 부회장의 HD현대는 매년 개선된 실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는 3개 분기만에 지난해 영업이익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3분기까지 HD현대의 누적 영업이익은 2조105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316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1조3313억원을 기록한 매출 역시 현재 50조원을 넘긴 만큼 수월하게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속되는 에너지·건설기계 부문 부진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에너지와 건설기계 실적이 다소 하락했으나 그 외 전 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향후 조선 부문의 수익성 확대와 더불어 에너지 부문의 정제마진이 안정화되면 빠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