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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텔의 시간…혁신 메시지 담길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4.10.30 12:32
수정 2024.10.30 12:32

삼성, HBM 등 차세대 메모리 전략 업데이트 전망

파운드리 위기 인텔, 구조조정 현황 및 18A 성과 설명할 듯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DB

삼성전자와 인텔(한국시간 1일)이 오는 31일 나란히 올 3분기 실적설명회를 갖는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독주 속 돌파구 마련을 고심중인 양사가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지 관심이다.


메모리 사업에서도 고전중인 삼성은 HBM(고대역폭메모리), DDR(더블 데이터 레이트)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로드맵을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AI 등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제재 강화 조치에 따른 영향을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와 인텔의 반도체 로드맵 및 수주 전략 등에 집중돼있다. 이들의 최근 실적을 근거로 업계 안팎에서 '반도체 겨울론'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TSMC, SK하이닉스 등 파운드리와 메모리 경쟁사들이 실적 우상향 흐름을 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먼저 실적설명회를 갖는 곳은 삼성전자다. 가장 시선이 몰리는 지점은 엔비디아향 HBM 공급 여부다. 삼성은 HBM3E 8단 양산을 4월에 시작했고 현재는 12단 제품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중에 있다. 안타깝게도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 통과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내년 HBM 주류가 HBM3E 12단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뼈아프다.


지난 24일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출하가 연말부터 본격화되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이 제품이 HBM의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AI 훈풍'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만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 4조~4조5000억원과 크게 차이가 난다.


여기에는 중국이 레거시(범용) 제품 공급을 늘리며 가격을 끌어내린 점도 한몫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 등 중국 업체들이 범용 D램 물량을 확대하면서 평균 가격을 떨어뜨렸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DDR4로 삼성·SK 최신 제품인 DDR5 보다는 뒤처져 있지만 PC, 스마트폰, 가전 등 일반 IT 제품 수요를 싹쓸이하기에는 충분하다.


삼성전자가 지난 8일 3분기 잠정실적 공개 당시 이례적으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자료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HBM3E와 관련해서도 삼성은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사업화 지연"이라고 언급했는 데 3주 사이 HBM 공급 계획에 변화가 생겼을지 주목된다.


파운드리 사업도 부진한 것은 마찬지다. 메모리반도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및 시스템LSI)에서 깎아먹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10억분의 1m)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였으나 수율(양품 비율)이 뒷받침되지 못해 수주가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이 낮은 것은 무리하게 개발-제조를 밀어부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텔은 3월 21일 오전 10시 15분(PDT 시간) 반도체 및 과학법 직접 자금 지원 발표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왼쪽 팻 겔싱어 CEO, 오른쪽 바이든 대통령ⓒ인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인텔은 파운드리 후발주자로서 TSMC를 넘어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파운드리 적자 수렁에서 탈출해야 하는 점도 공통 과제다.


설계(시스템 LSI)와 제조(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IDM)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하지 않는 것과 달리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부를 떼내 위기 타개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지난 2분기에만 16억1000만 달러(약 2조1500억원)의 순손실을 낸 인텔은 ▲파운드리 독립성 강화 ▲글로벌 인텔 파운드리 공장 건설 속도조절 등 사업 재편 방안을 내놨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선언 이후 2년간 250억 달러(33조3000억원)가 투입됐으나 성과가 미진하자 결국 분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정리·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으나,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달 2나노를 건너 뛰는 대신, 1.8나노에 집중하겠다고 밝혀 초미세공정 TSMC-삼성-인텔 3사 경쟁 체제는 당분간 이어지게 됐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시설 투자는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폴란드, 독일, 말레이시아 등 유럽과 아시아 반도체 투자는 속도를 조절하지만 칩스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는 지속하기로 했다.


분사 이후에는 기업공개 과정을 거쳐 외부 투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로서는 최선의 선택이기도 하다.


부진한 사업을 개선하고 재무여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최우선순위에 놓인 만큼 인텔 경영진은 이번 실적설명회에서 구조조정 현황을 설명하고 파운드리 로드맵을 업데이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인텔은 전 직원 15%에 해당하는 1만5000명에게 해고 통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외에 배당 중단, 계열사 '알테라' 지분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단행중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보조금을 포함해 외부자금 조달 및 대형 고객사와의 협업 등을 설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파운드리 18A(옹스트롬, 1.8nm급)공정 제조 준비를 연내 완료하고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약속한만큼 초미세공정 전략을 업데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초 로이터통신이 인텔 파운드리 18A 공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하자 인텔은 "내년 대량 생산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부인했었다. 인텔 파운드리 기술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18A 성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번 기회에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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