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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교문에 깔려 숨진 경비원…주민들이 흔들어서? 부실한 시설 관리?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4.10.23 10:03 수정 2024.10.23 10:21

경찰 "안전의무 다하지 않았다" 학교장·교직원 송치

1999년 개교 이래 단 한번도 교문 보수작업 하지 않아

지난 6월 경비원이 교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MBC보도화면 캡처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70대 경비원이 교문에 깔려 숨진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 '주민이 교문을 흔들어 부서졌다'는 학교 측의 해명과는 달리 학교 측의 부실한 시설 관리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충북 청주 한 고등학교에서 70대 경비원이 철제 교문을 열다 쓰러진 교문에 깔려 과다출혈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매일 주민들을 위해 운동장을 개방하라'는 학교 지시에 정문을 열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충북경찰청은 지난 21일 해당 고등학교 교장과 행정실장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난안전법에 따른 학교시설 안전 점검 규정을 어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1999년 개교 이후 교문을 한 번도 보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경비원이 교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MBC보도화면 캡처

그러나 학교 측은 "주민이 교문을 흔들어 부서졌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장 A씨는 지난 22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주민들이 흔들지 않았으면 그것이 파손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분들이 물리적인 외부 압력, 힘을 주었기 때문에 문이 파손된 거다"라고 밝혔다.


MBC가 입수한 사고 15분전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는 실제로 주민들이 철문을 흔드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주민들에게는 주의 의무나 사고 예측 가능성이 없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충북교육청은 사고 발생 이후 뒤늦게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철제 교문에 대한 안전점검을 지시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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