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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계속 오른다…북한 리스크·미국 대선 '겹악재'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4.10.23 06:00 수정 2024.10.23 06:00

도널드 트럼프, 대선 승리 가능성↑

北, 러·우크라 전쟁 참전에 원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블룸버그통신이 주최한 대담에 참석해 있다. ⓒAP=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상승곡선을 그리며 138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달러·금·비트코인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한동안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파병과 중동 분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찍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9원 오른 1380.1원에 장을 마감했다. 개장 후에는 1382.8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고가 기준 지난 7월 31일(1384.7원)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이유로는 우선 트럼프의 높아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꼽힌다. 경제 정책적으로도 여러 불안 요인을 안고 있는 트럼프에 점차 힘이 실리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는 흐름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디시전데스크HQ는 자체 예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52%로 전망했다. 이는 8월 말 이후 처음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8%)을 앞선 수치다.


또 시장에선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교역 상대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는 인플레이션 재심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트레이드 장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이로 인한 물량 부담과 11월 연준의 동결 가능성으로 상승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1.9bp(1bp=0.01%포인트) 오른 4.19%를 나타냈다. 지난 7월 하순 이후 최고치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9월 소매 판매는 7144억 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 시장 예상치였던 0.3%를 웃돌았다.


여기에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 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화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에 러시아 국기와 북한 인공기가 펄럭이는 사진. ⓒ엑스=뉴시스

전문가들은 1차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370원이 뚫렸고, 최근 환율 상승이 원화보다 달러 강세에 주로 기인한다는 점에서 원·달러 상승 추세를 제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재집권 시 환율이 1400원대에 재진입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단기간 너무 급등했다는 점에서 우선 1390원을 저항선으로 보지만, 오버슈팅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당분간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다만 트럼프 공약이 상당 부분 국채 금리에 선반영돼 있다는 측면과 더불어 연준의 추가 기준 금리인하 등으로 국채 금리 및 달러화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연말로 갈수록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시 원·달러 환율이 재차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미국발 불확실성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수준 자체가 국내 금융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대선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음은 환율의 하향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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