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측 영풍정밀 공개매수 성공...고려아연 지분 1.85% 확보

최씨 일가 지분 35.45%→70.35%로 증가

“MBK·영풍 비정상적 거래 드러나” 주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으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나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 격전지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이는 앞서 지난 14일 먼저 종료된 MBK의 영풍정밀 공개매수가 실패로 끝나 예견된 결과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KB증권 홈페이지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가 지난 2일부터 전날(21일)까지 진행한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청약 결과가 공지됐다.

공개 매수 결과 제리코파트너스가 최대 매수 목표로 정한 551만2500주의 99.6%에 해당하는 549만2083주가 청약해 사실상 목표 물량을 모두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를 통해 영풍정밀 지분 34.9%를 추가로 확보하며 영풍정밀 경영권 수성에 성공했다. 영풍 장씨 일가 지분은 21.25%, 최씨 일가 지분은 35.45%에서 70.35%로 높아졌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꼽혀왔다.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가져가면 최 회장 측으로부터 지분 1.85%를 빼앗아 가져오게 되는 셈으로 사실상 의결권 3.7%를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함께 MBK 단독으로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도 함께 진행했다.

MBK는 최초 영풍정밀 공개매수로 2만원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2만5000원으로 매수가를 한 차례 올렸다. 이후 최 회장 측이 주당 3만원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섰고 MBK도 최 회장과 같은 수준으로 매수가를 추가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최 회장 측은 다시 최종 매수가로 3만5000원을 제시하는 승부수를 뒀다.

지난 14일 공개매수 마감 결과, MBK는 목표 물량의 0.01% 수준인 830주 획득에 그쳐 청약에 실패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매수하면서 소송 절차를 악용하고 시장 교란 행위를 반복했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영풍정밀 공개매수 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가처분 분쟁 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영풍정밀 공개매수 상황과 비교할 때 (시장 교란 행위가) 극명하게 확인된다”며 “고려아연에 대한 MBK 영풍의 공개매수는 공정하고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비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