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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영업점 축소와 금융 접근성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4.10.23 06:06 수정 2024.10.23 06:06

1분기 점포 수 2900개…5년 새 600개 사라져

취약계층 불편함 초래하지만…PB 점포는 증가

우체국 영업점 활용 통한 공동 운영 확대 바람직

서울 시내에 은행 자동화기기들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은행의 영업점 폐쇄가 늘고 있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의 점포 수는 2900여개로 최근 5년간 600개 이상 사라졌다. 이는 은행의 비용절감과 모바일 거래 확산에 따른 영업점 방문 고객 수 급감이 주요 원인이다.


또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감소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국내 은행들의 ATM은 2만7000여대로 전년 말 대비 2.5% 감소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말에 비해서는 25% 이상 줄었다.


자연스럽게 모바일 금융에 익숙하지 않고 현금 인출수요가 많은 노년층·외국인 근로자의 금융 접근성이 크게 제약받고 있다. 은행들은 영업점 및 ATM 축소와 함께 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라이빗 뱅킹 점포는 오히려 늘리고 있어 사회 취약계층의 금융 이용에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비단 영업점 축소는 국내 은행에 국한된 영업전략은 아니다. 글로벌 주요 은행들도 디지털 영업에 초점을 두며, 모바일 뱅킹 인프라 확대 및 기능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시중은행인 JP모건 체이스(JP)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국내 은행과는 다른 결의 차별화된 영업전략을 취하고 있어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JP는 디지털 금융을 지향하면서도 오프라인 지점은 오히려 늘리는 모습을 보인다. JP는 2018년 이래로 최근까지 650개 이상의 신규 영업점을 만들면서 미국 48개주에 지점을 둔 최초의 미국 은행이 됐다. JP는 소비자가 이용하는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해 어느 지역에서 금융 수요가 많은지를 면밀히 분석한 후 영업점 신설에 참조한다.


또한 영업점에 자산운용 전용 데스크도 마련해 노년층 고객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교차판매가 가능한 고객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BOA는 지역금융 접근성 제고란 영업전략을 토대로 소매금융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BOA는 향후 4년간 미국 취약계층 거주지역 9곳에 금융센터 건립을 확대하고 방문고객에 계좌개설·투자·대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특히 시니어 특화점포 개설을 통해 금융 접근성이 낮은 노년층 금융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BOA는 영업점 확대 전략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소매금융 분야 수익은 10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나 개선됐다.


이로써 국내 은행은 사회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면서 비용절감과 금융수요 확보란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지혜로운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필자는 위와 관련해서 몇가지 현실적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은행 대리업 제도 마련과 우체국의 영업점을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은행 대리업 도입은 은행 영업점이 적은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노년층 등 금융 접근성이 약한 금융소비자에게 다양한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도 전국 3000여개의 우체국을 은행 대리점으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 국내에도 우체국은 전국 2500여개의 점포망을 갖추고 있어 은행이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은행 점포를 유지·신설하는 대신 우체국 영업점을 활용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은행 대리업을 인가제 또는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를 통해 진입장벽이 낮은 겸업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우체국과 은행간 공동점포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최근 은행이 줄이고 있는 ATM기를 우체국 영업점에서 활용토록 유지할 경우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저소득층 및 외국인 근로자의 금융수요 창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우체국에 은행 영업인력이 근무할 거소 마련을 통해 은행 영업 업무 확대에 따른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체국의 영업점을 활용한 은행의 영업전략은 사회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노년층, 외국인 근로자 등의 다양한 금융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로써, 은행과 금융소비자가 함께 윈-윈하는 상생금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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