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투수전’ 마구 던진 네일, 보다 완벽했던 원태인 [한국시리즈]
입력 2024.10.21 22:42
수정 2024.10.22 09:36
네일, 마구에 가까운 스위퍼로 삼성 타자 교란
삼성 원태인은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완벽 봉쇄
KIA 외국인 투수 네일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마구를 던졌으나 실투 하나로 고개를 숙였다.
네일은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KIA에 입단한 네일은 26경기에 나와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장본인. 하지만 지난 8월 24일 NC전에서 타구에 턱을 맞아 관절 수술을 받았고 두 달간 부상을 다스린 뒤 한국시리즈 1차전 무대에 섰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네일은 정규 시즌 때 보여줬던 화려한 구위를 뽐냈다. 특히 우타자 몸 쪽에서 급격히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스위퍼가 일품이었다. 마구와 다름없는 스위퍼는 물론 반대 궤적을 보이는 체인지업, 묵직한 직구까지 곁들여 지며 삼성 타자들은 속수 무책으로 물러날 뿐이었다.
이날 네일이 5이닝동안 던진 투구수는 76개. 완벽에 가까운 경기 운영이었으나 단 하나의 실투가 그를 울렸다.
6회초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삼성 김헌곤은 볼 카운트 0-1 상황에서 2구째 스위퍼가 들어오자 헛스윙, 그리고 다시 이 공을 지켜보며 볼을 얻어냈다. 4구째 체인지업까지 볼을 골라낸 김헌곤은 스위퍼가 몸 쪽에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쏠리자 방망이를 툭 내밀었다.
파울이 될 것 같았던 타구는 휘어지는 각도가 줄어들며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고 깜짝 홈런을 허용한 네일은 그대로 주저앉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었다. 홈런 허용 후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한 네일은 디아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강민호를 앞에 두고 강판됐다.
네일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 삼성 원태인은 플레이오프에 이어 다시 한 번 가을 사나이로 거듭났다.
올 시즌 15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은 지난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나서 6.2이닝 1실점의 호투로 데일리 MVP에 오르는 등 이번 가을 야구서 난공불락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원태인은 한국시리즈 1차전 무대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공을 던졌다. 5이닝 동안 고작 66개의 공을 던진 원태인은 KIA의 강타선을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경제적인 투구 수와 피칭 흐름을 놓고 봤을 때 완봉까지도 가능한 상황. 하지만 이날 1차전이 비로 서스펜디드 선언이 됐고 원태인의 1차전 등판도 거기까지였다. 삼성은 22일 재개될 1차전 잔여 이닝서 구원 투수들을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