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뉴스] 비트코인, 10% 오르면 1억원...시장선 "주의"
입력 2024.10.17 16:59
수정 2024.10.17 17:00
10% 추가 상승하면 1억원 도달
美 금리 인하발 유동성 증가·트럼프 당선 가능성 영향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 역대 최대 수준..."인내심 가져야"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8월 초 이후 2개월 만에 9200만원(업비트 기준)을 돌파했다. 시장에선 이번 상승 원인을 유동성 증가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서 보고 있다. 다만 펀더멘털 개선과 선물 포지션 확대에도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7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45% 하락한 91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8400만원대) 대비해서는 약 10% 상승한 가격이다. 이 구간에서 추가로 10%가량 상승하면 상징적인 가격인 1억원에 도달한다.
시장에선 이번 상승이 미국발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 영향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도 이 추세를 따르면서 시중의 통화량이 커져 위험자산에 할당될 수 있는 돈도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익명 애널리스트 마툰(martuun)은 "지난 2007-2009년 경기 침체기에도 M2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통화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각국 정부가 쉽게 발행할 수 없는 비트코인이나 금과 같은 자산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대통령'이라 불리는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기세도 비트코인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 싱가포르 소재 가상자산 트레이딩 업체 QCP캐피털은 "비트코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과 트럼프 당선 가능성 사이 상관관계가 강화된 것"이라며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시장 유동성은 증가하고 있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위험자산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도 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트레이딩이 이뤄지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 규모는 16일 저녁 기준 116억 달러(약 0원)를 기록 중이다. 미결제 약정은 투자자들이 공매수 혹은 공매도에 진입해 있는 금액 규모를 뜻한다. 2023년 6월에도 비트코인이 2만5000 달러에서 3만 달러로 상승할 때 미결제 약정 규모가 크게 증가한 바 있다.
다만 가격 상승에 베팅 중인 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현재 비트코인을 매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 가상자산 분석업체인 글래스노드의 익명 애널리스트 체크메이트(Checkmate)는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 약정이 역대 최대 규모이고, 높은 레버리지 투자 비율은 급격한 조정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며 "가격이 오를수록 미결제 약정 규모가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포모(FOMO·시장에서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은 공포감)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5만7000 달러 구간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부락 케스메치(Burak Kesmeci)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자들의 평단가는 5만7000 달러로, 해당 구간은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지지선 중 하나"라며 "만약 비트코인이 해당 가격 아래로 이탈하는 경우 ETF 매수자들이 손절매에 나서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ETF 매수자들은 여러 번 급락에도 견고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