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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유엔군 기지 문 부수고 진입…"헤즈볼라 노렸다" 해명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4.10.14 15:19 수정 2024.10.14 17:15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마르자윤 지역에서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대원들이 순찰 활동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 탱크가 레바논 남부에 주둔 중인 유엔평화유지군(UNIFIL·유엔군)의 건물 정문을 부수는 등 공격을 감행해 유엔군 15명 이상이 다쳤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군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스라엘군은 유엔군을 타겟으로 삼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유엔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은 13일(현지시간) 레바논 유엔군 성명을 인용해 “이스라엘군 전차가 오늘 아침 레바논 남부에 있는 유엔군 주둔지에 강제로 진입하며 여러 발의 총격이 가해 연기로 인해 15명 이상이 부상헀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4시30분쯤 탱크 2대가 정문을 파괴했고, 오전 6시40분쯤 유엔군으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총격이 가해진 뒤 포탄이 터져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유엔은 덧붙였다.


유엔군은 “보호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연기가 주둔지로 들어와 15명의 군인이 피부와 소화기관 등에 피해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엔은 “레바논 유엔군에 대한 모든 공격은 국제법을 위반(결의안 1701)하는 것으로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유엔군의 철수를 공식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유엔군의 부상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유엔 병사들이 대피를 거부한다면 그들을 레바논의 친이란계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소총수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헤즈볼라의 거점과 전투 지역에서 유엔군을 철수할 때가 왔다”며 “이스라엘군은 이를 반복 요청했지만 거듭 거부당해 헤즈볼라 테러리스트들에게 인간 방패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런만큼 이스라엘군은 의도적 공격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헤즈볼라 대원들이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해 25명이 부상당한 뒤 후진하던 중 군기지 안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다브 쇼사니 이스라엘군 국제 대변인은 “기지를 습격하는 것은 아니다. 기지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공격을 받은 탱크와 부상자가 발생해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후진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군 기지의 입구와 헤즈볼라 땅굴이 연결돼있다고 이스라엘이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부터 ‘북쪽의 화살’이라는 작전 아래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유엔군 활동 방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일 레바논 남부 나쿠라에 위치한 유엔군 기지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이 발포해 유엔군의 통신장비와 조명 등이 부서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11일 미국과 유럽, 중국, 한국 등 40개국은 이스라엘에 유엔군에 대한 발포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군사분석가 엘리야 매그니어는 “나쿠라에 있는 부대는 레바논 침공의 필수적 접근로”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진입하는 데 필수적인 경로라는 분석이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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