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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이모들 사랑과 부작용 우려 사이…‘육아’ 소재, 왜? [영상 속 아이들②]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10.13 07:53 수정 2024.10.13 07:53

"아이의 모습 남기려는 단순 의도"

"이미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시대의 흐름"

“하영이가 활발해 보이지만, 낯을 많이 가린다. 특히 한국에서는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는데, 무턱대고 만지시는 분도 있어서, 위축될 때도 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아서인지, 새로운 모습이 보이더라.”


지난 2020년,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던 도연우, 하영의 엄마인 가수 장윤정이 남매의 새 예능 출연 제작발표회에서 언급한 말이다. 하영이는 당시 22개월로, 아이 특유의 순수한 모습부터 엄마 장윤정을 쏙 빼닮은 활달한 매력으로 보는 이들을 웃게 했었다.


'슈돌' 출연에 대해 언급하는 송일국의 아들들ⓒ'유 퀴즈 온 더 블럭' 영상 캡처

장윤정이 프로그램 출연의 부작용을 언급하고자 해당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 부모 없이 홀로 미국 여행을 하며 미처 몰랐던 하영이의 모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나가듯이 언급한 말이지만, 귀여운 아이들을 향한 응원이 때로는 그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장윤정의 말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출연 자체의 문제는 아니더라도, 부모의 논란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배우 장신영, 강경준의 아들은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을 통해 재혼 가정의 이야기를 털어놨지만, 방송 도중 강경준의 불륜 의혹이 터져 많은 이들의 우려를 자아냈었다.


물론 부모도, 제작진도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 아이들을 놓아두는 것은 아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이어, ‘내 아이의 사생활’로 또 한 번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강봉규 PD는 일반인 아이의 사생활 노출에 대해 “역기능이 없다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순기능이 훨씬 많았다. 특히 프로그램이 가족 입장에선 하나의 프로젝트일 수 있다. 이런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아이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순기능이 많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향해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걸 느꼈다. 아이도, 부모도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공적인 의미를 강조했다.


‘금쪽이’의 문제 행동을 관찰하며 해법을 제시하는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는 많은 부모가 ‘교과서’처럼 시청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아이들, 또는 가족 전체의 ‘경험’이나 ‘추억’도 중요한 요소다. 과거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송일국의 아들 대한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근황을 전하면서 당시 이거에 대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본 적은 있다. ‘왜 저랬지’한다. 반 친구들이 나를 놀리려고 보여줄 때도 있다”라고 불편함을 언급하자, 또 다른 아들 민국이는 “정말 잘해주셨다. 좋은 스태프분들이 열심히 편집해서 우리를 위한 최고의 옛날 영상을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영상의 의미를 짚었다.


많은 부모가 SNS 또는 유튜브를 통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공개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SNS와 유튜브로 육아 일상을 공개 중인 한 30대 부모는 “아이의 모습을 남기기 위함이 가장 크다”면서 “때로는 광고 등을 이유로 해보지 않았을 새 경험을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아이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얼굴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에 대한 질문엔 “공개, 비공개 여부는 각자의 선택할 수 있다. 아이 관련 게시물에는 댓글을 아예 막아둘 수도 있다. 부모도, 아이도 나중에 돌아봤을 때 추억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시대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아이 전문 계정을 운영하며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는 한 부모는 “아이에게 크게 나쁜 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아무래도 일부러 계정에 찾아와서 봐주시는 분들은 대다수 칭찬이나 응원 댓글이 많다.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남기기 위해 시작했지만, 칭찬까지 들으니 더 좋다는 생각”이라고 운영 이유와 부작용에 대한 생각을 전하면서 “무엇보다 요즘 아이들은 사진, 영상에 익숙하다. 전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여긴다”라고 달라진 시대의 흐름을 언급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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