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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상반기 부실채권 11조 돌파…‘솎아내기’ 나선 당국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10.08 13:58 수정 2024.10.08 14:46

부동산PF 여파·개인대출 부실에 1년 새 두 배↑

금감원, 경영 개선 작업…적기시정조치 ‘만지작’

저축은행 로고.ⓒ 저축은행중앙회

국내 79개 저축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한 해 동안에만 2배 넘게 급증하며 11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강도 높은 저축은행 경영 개선 작업을 단행한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고정이하여신은 총 11조3098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1300억원) 대비 84.5%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52%에 달했다.


고정이하 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으로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정이하여신이라 일컫는다.


저축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이 1조3776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했고 SBI저축은행(7679억원)·한국투자저축은행(6597억원)·웰컴저축은행(5881억원)·페퍼저축은행(5425억원) 등도 5000억원이 넘었다. 이어 상상인저축은행(4067억원), 애큐온저축은행(3313억원), 다올저축은행(3273억원), 바로저축은행(2973억원), 하나저축은행(2868억원) 등의 순이었다.


각 저축은행별 부실채권 현황(자료:금융감독원)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넘는 저축은행은 79개 중 60곳이었다. 이 중에는 자산규모 상위 10곳에 들어가는 OK저축은행(11.99%), 웰컴저축은행(13.01%), 페퍼저축은행(19.15%), 상상인저축은행(20.43%), OSB저축은행(14.18%) 등도 포함됐다.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급증은 부동산 PF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3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연체율도 8.36%까지 치솟았다. 적자 폭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로 1년 전보다 4배 가까이 확대된 수준이다.


업계는 부실채권 공동매각 등 자산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작업과 대주주 증자까지 단행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부실 저축은행 솎아내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한 저축은행 3곳에 적기시정조치에 해당하는 평가 등급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되면 저축은행은 이를 공시하고, 경영개선계획서를 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건전성 개선 조치를 유도하고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영업정리나 합병·매각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는 최종적으로 금융위원회가 확정한다.


경영실태평가 종합평가 등급이 3등급이거나 자산건전성 또는 자본적정성 평가 등급이 4등급 이하면 적기시정조치 ‘권고’ 등급 대상이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8월에도 추가로 경영실태평가에 착수한 4곳의 저축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를 마무리했다. 업계에서는 최대 5곳까지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금감원은 당분간 경영실태평가를 이어갈 계획이다. 저축은행들의 3분기말 건전성 지표를 기준으로 추가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3분기에는 부실채권매각 부동산PF 경·공매 활성화 등에 힘입어 저축은행업계 적자 폭이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부실정리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지난 8월 열린 저축은행 결산 관련 설명회에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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