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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에프앤가이드 주가 ‘널뛰기’...과거 경영권 분쟁株 현재는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10.08 07:00 수정 2024.10.08 09:06

MBK 공개매수 선언에 28%대 급등...연일 ‘上’ 이후 급락 종목도

에스엠·한국앤컴퍼니·남양유업, 고점 찍고 이슈 소멸에 내리막

한미사이언스 기업가치 하락 우려에 41%대↓...투자 손실 주의보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뉴시스

최근 고려아연과 에프앤가이드 등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기업들이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 급등한 뒤 분쟁이 종료되면 폭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시장에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영권 분쟁 테마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 경영권 분쟁을 겪은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주가 상승 기대감에 투자 수요가 몰린 뒤 결국 기업가치 훼손으로 인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최근 경영권 분쟁주의 열기에 불인 붙인 것은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다. 이들이 각각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경쟁적으로 올리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날(7일) 종가 기준 주가가 78만원으로 영풍·MBK가 공개매수를 선언한 직전일인 지난달 12일 55만6000원 대비 28.72% 급등한 상태다.


주가는 공개매수 발표 하루 만인 지난달 13일 19.78% 뛰어올랐고 이달 4일 장중 79만1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고려아연을 둘러싼 분쟁이 치킨 게임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주가 급등에 따른 긴장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도 화천그룹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뒤 심한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주가는 지난 8월만 해도 9000원대에서 움직였지만 지난달 19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3만845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투자경고종목 지정 이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달 26일부터 현재까지 6거래일 중 하루(10월4일)를 제외한 5거래일을 하락하며 전날 종가 1만4900원까지 내려왔다.


업계에선 경영권 분쟁주는 분쟁 이슈가 소멸되면 주가가 되돌림 현상을 보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경영권 분쟁주는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뒤 분쟁이 마무리 되면서 급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공개매수가 진행되는 종목들의 급등락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픽사베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는 에스엠 경영권 인수 분쟁과 하이브와 카카오의 공개매수로 지난해 2월 8만~9만원대였던 주가가 작년 3월 8일 종가 15만8500원을 기록하면서 16만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9개월도 채 되지 않은 그해 11월 27일 종가 8만원대(8만8700원)로 하락해 제자리를 찾았고 현재는 공개매수 전보다 낮은 6만원대(6만73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말 MBK 개입으로 형제간 경영권 싸움이 불거진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도 주가가 과열 양상을 보이다 조정을 받은 사례다.


지난해 11월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1만3000~1만4000원대에서 등락했지만 MBK 측이 공개매수에 나서며 작년 12월 11일 2만255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MBK의 공개매수가 실패한 뒤 같은 달 27일 1만5000원대(1만5330원)로 떨어졌고 이후 기업가치 제고 기대감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전날 종가 1만738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남양유업도 역시 2021년 4월 초만 해도 주당 30만원대에서 거래됐으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서 같은 해 7월 주가가 80만원선을 넘어섰고 약 3개월 만인 10월 다시 40만원 아래로 내려오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결국 올해 1월 말 최대주주가 홍원식 전 회장 일가에서 한앤컴퍼니로 변경되면서 분쟁이 일단락 됐지만 전일 종가 57만원으로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 2021년 7월 1일(81만3000원) 대비로는 29.89% 하락했다.


한미약품그룹도 올해 초부터 시작된 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로 관련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 1월 16일 52주 최고가(5만6200원)를 기록했는데 그 뒤 분쟁이 길어지면서 기업가치 훼손 우려로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전날(7일) 종가 기준 3만2850원으로 52주 신고가 대비 41.55% 내려앉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강력한 호재성 재료로 작용하겠지만 결국 되돌림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개인 투자자는 정보 접근성이 제한적인 만큼 매도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높고 최악의 경우 경영권 분쟁이 종료되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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