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줄고 매물 쌓이고…집값 관망세 속 금리인하 ‘초읽기’
입력 2024.10.08 06:34
수정 2024.10.08 09:06
대출규제 강화 여파…집값 상승폭 축소
한은, 11일 금통위 개최…기준금리 베이비컷 가능성↑
“시장 영향 미미, ‘똘똘한 한 채’ 수요자 쏠림은 계속”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달부터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본격 시행되고 최근 가파른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 등이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반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서 금리 인하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8월 아파트 거래량은 6114건으로 집계됐다. 7월 8884건까지 치솟았던 거래량은 8월 들어 내려앉은 뒤 9월 현재 1941건을 기록했다. 아직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남았으나 거래량이 대폭 늘긴 힘들어 보인다.
아실에 따르면 같은 기준 이달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8만2532건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7만9254건에서 9월부터 8만건대 수준을 유지 중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매물은 0.5% 증가했다.
이처럼 거래량이 주춤하고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 데는 대출 규제 강화가 주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가 본격 시행되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주택 구입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전 대비 0.10% 오르며 28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다만 상승폭은 일주일 전 대비 0.02%포인트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8월 2주 0.32% 상승하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9월 들어 상승폭은 점차 축소하는 모양새다.
부동산시장 불안이 한층 누그러진 데다 한은이 소비자물가 목표치를 달성한 만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미국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한 점도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11일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 수준으로 13회 연속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지난 2021년 8월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되는 등의 큰 영향은 없을 거란 분석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선호도 높은 지역과 신축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0.5%포인트가 아닌 0.25%포인트로 갈 가능성이 높다. 10월을 건너뛰고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더 내리더라도 2% 이하 저금리가 아닌 2% 중반대 중금리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정부의 대출규제 드라이브는 더 강해질 것.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는 살리되 대출 문턱은 높여 주택가격 상승은 막겠단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7월 예정된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조기 시행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 가격에 조기 반영된 상태여서 한은이 베이비컷을 단행할 경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집값이 출렁이진 않겠지만, ‘똘똘한 한 채’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규제 무풍지역인 강남권 일대를 중심으로 완만한 오름세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