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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81%가 ‘캥거루족’…‘독립’ 고민하는 콘텐츠들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9.29 11:40 수정 2024.09.29 11:41

첫 홀로서기 응원하는 육아 예능부터

다 컸는데 안 나가는 자식들 고민하는 프로그램까지.

캥거루족에 대해 고민하는 예능들

25~34세 청년 10명 중 6명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8월까지 만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전국 1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와 동거 중인 청년의 비율은 57.5%로 나타났다. 어려워지는 취업, 높아지는 집값 등을 이유로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TV 드라마, 예능에서도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로 현실을 반영 중이다. MBC에브리원에서는 ‘다 컸는데 안 나가요’를 통해 ‘캥거루족’ 문제를 직접 고민한다. “높은 물가와 집값 상승으로 청년 2명 중 1명이 캥거루족이라는 요즘, 부모님과 함께 살아가는 스타들의 일상을 통해 솔직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하는 캥거루족 관찰기”라고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박해미-황성재 모자를 포함한 연예인 가족들의 출연을 예고했다.


예고된 바에 따르면 황성재는 “엄마가 혼자 계신 것이 너무 싫었다. 옆에 있어 드리고 싶었다”라고 캥거루족이 된 이유를 설명했으며, 100만원 이하의 월수입을 공개한 지조는 “내가 엄마, 아빠랑 같이 사는 이유는 돈을 아낄 수 있다는 큰 장점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저마다의 사정을 들여다보며 공감을 끌어내고, 나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캥거루족의 해결법도 고민해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이어진다.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는 드라마에서는 색다른 메시지를 도출해 내기도 한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가족X멜로’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 과정에서 사랑하지만, 때로는 미운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여러 시선을 담아냈다. 결국 화해하는 엔딩으로 귀결이 되긴 했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서 ‘독립’하는 결말로 ‘건강한’ 관계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끔 했다.


육아 단계에서부터 부모-자식 간의 필요한 거리감에 대해 고민하는 프로그램도 생겨났다. ENA 예능프로그램 ‘내 아이의 사생활’에서는 자녀들이 홀로 도전에 나서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부모들이 영상을 통해 이를 지켜보며 여러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이들이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도 담기지만, 부모들이 미처 몰랐던 모습을 내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놀라는가 하면 ‘나 없이도 아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강봉규 PD는 지난 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캥거루족이 많다는 기사를 접하며 ‘왜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혼자 학교에 갈 수 있을까, 혼자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많으실 거다. 아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부모님이 (자식을) 품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부모님들의 생각보다 아이들이 훨씬 강하고, 혼자 할 수 있는 영역도 많고, 스스로 하고 싶어 한다는 걸 느꼈다. 이런 프로그램을 하면 아이도, 부모도 느끼는 바가 있겠다고 여겼다”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었다.


강 PD의 기획의도처럼, ‘현실’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존의 육아 예능과는 차별점이 생기기도 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처럼,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힐링’하는 육아 예능이 ‘대세’였다면, ‘내 아이의 사생활’을 통해선 공감을 넘어, 필요한 고민도 해볼 수 있게 된 것.


다만 이 프로그램의 경우 장윤정-도경완의 아들 도연우-딸 도하영, 추성훈의 딸 추사랑까지.‘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신의 스타 가족들이 재출연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근황이 화제몰이를 하는 등 연예인 가족의 사생활 엿보기 이상의 메시지가 체감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 반영을 넘어, 유의미한 메시지를 남기겠다는 초반의 기획의도를 잘 유지하는 프로그램을 보기 힘든 것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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