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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공개매수가 상향에 고려아연 분쟁 새국면 ‘촉각’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09.26 15:52
수정 2024.09.26 16:05

66만→75만원으로 조정…주가 상승

최윤범, CP 발행 통해 4000억 조달

대항매수시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왼쪽)과 강성두 영풍 사장이 나란히 앉아있다. ⓒ연합뉴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상향 조정하며 주가 상방 압력에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대항 공개매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28%(9000원) 오른 71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MBK 측이 공개매수에 돌입한 이후 한 때(23일~24일)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연이틀(25일~26일) 간 2.00%(69만9000→71만3000원)오르며 다시 상승 국면이다.


MBK 측이 공개매수가를 시장가보다 높게 조정하며 투자 유인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MBK와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9만원) 인상했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는 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 주주 간 계약을 맺고 지난 13일부터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의 공개매수에 돌입한 상황이다.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을 33.13% 보유한 최대주주다.


MBK는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보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계약에 따라 의결권을 공동행사할 계획이다. 양사는 고려아연 지분 6.98%(144만5000주)~14.61%(302만5000주) 확보를 목표로 내달 4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이날은 공개매수 거래일 연장 없이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마지막 날이었다. MBK 측은 기존 투자자들에게 추가 프리미엄 제시함으로써 고려아연 측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MBK 측이 공개매수가를 상향 조정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고려아연 측의 대항 공개매수 여부로 향하고 있다. MBK 측이 공개매수가 상향으로 지분율을 최대로 확보할 경우 경영권 다툼에서 우위를 내줄 수 있어서다. 만일 MBK 측이 공개매수를 성공할 시 최대 47.74%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항 공개매수는 먼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주주의 반대편이 기존에 제시한 공개매수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매입가의 프리미엄을 더 붙여 지분 확보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전략이다.

지난 7월31일 고려아연 창립 50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사내 기념식에서 최윤범 회장이 ‘새로운 미션’과 ‘핵심가치 5가지’를 발표하고 있다. ⓒ고려아연

고려아연 측이 MBK 측 공개매수가 조정 일정에 맞춰 자금확보에 나서며 대항 공개매수 가능성이 높아졌단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에도 추가 CP 발행을 통해 2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CP 발행에 대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예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회사가 기존의 무차입 경영 기조를 깨고 이례적으로 CP 발행으로 4000억원을 확보하는 것인 만큼 대항 공개매수 진행을 위한 자금 확보라는 시각이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은 MBK 측의 공개매수 종료까지 대항 공개매수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MBK 측이 매수가를 재차 조정해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증권가는 고려아연 측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MBK 측이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프리미엄이 추가로 얹혀질 경우 투심이 더욱 자극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임박한 핵심 관심사는 고려아연 및 최씨 일가 측의 대항 공개매수 여부”라며 “최씨 일가의 대응방안에 따라 향후 관련주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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