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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왜 신사업으로 '자율주행 파운드리'를 택했나... 베일 벗는 모셔널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9.23 06:00
수정 2024.09.23 06:00

현대차, 자율주행 車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 추진

앱티브 빠진 모셔널, 재정 악화 위기 딛고 빛 보나

구글 웨이모 협력이 파운드리 신호탄 될까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현대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 앞에 정차돼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그간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요연했던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적으로 빛을 볼 예정이다. 자율주행차를 필요로하는 업체에 그간 갈고닦은 기술이 적용된 차량 플랫폼을 판매하기로 하면서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가 합작 투자해 설립했지만, 심각한 재정난으로 올 초 앱티브마저 손을 털어낸 '모셔널'이 현대차의 자율주행 전략 기지로서 위기를 털어내고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달 28일 현대차 CEO인베스터데이 내용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사업으로 '자율주행 파운드리' 사업을 계획 중이다. 자율주행 파운드리 사업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소프트웨어 업체는 각 사에 특화한 자율주행 차량을 공급받아 서비스화 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5년 째 돈과 시간을 쏟고 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모셔널을 통해서다. 로보택시 등의 상용화를 목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업체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파운드리를 신사업으로 내건 바탕에는 강남, 마포, 미국 라스베가스 등 국내외 주요 도시에서 수년간 로보택시를 운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술 수준과 운행 데이터 등이 어느정도 안정화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미국 네바다주에서 미국 운전 면허 시험을 통과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교통법규 준수, 옆 차로 상황 인지, 급정거, 도로주행 등 모든 영역을 통과했다.


게다가 4년간 재정난 심화로 위기를 겪었던 모셔널의 가치에 대한 증명도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모셔널은 지난 2020년 현대차그룹과 미국의 자동차 기술 공급업체 앱티브가 각각 20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됐으나, 모셔널의 재정난으로 앱티브가 결국 발을 빼면서 현대차의 자회사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가 물러선 이후 올 상반기에만 총 1조2682억원을 출자했고, 이에 따라 합산 지분율은 종전 49.81%에서 85%로 높아졌다. 자율주행 산업이 예상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업체들이 포기하는 분위기였지만, 지분을 사들이면서 자율주행 사업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한 셈이다.


막대한 투자금과 자율주행 고집으로 이어온 첫번째 결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 전기차 스타트업 어라이벌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가 상장폐지 되는 등 투자실패에 대한 여론도 있었던 만큼, 모셔널은 현대차가 투자한 모셔널의 가치와 성공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현대차가 발표한 자율주행 파운드리 사업이 구체화되고, 실행된다면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에 뛰어든 이래 처음으로 제대로된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그간은 소프트웨어 및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만 초점을 뒀던 터라 투자한 만큼 회수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 없었다.


지난 18일에는 현대차가 웨이모와 로보택시 위탁 생산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기존 웨이모의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할 차량이 중국의 지커로 계획됐으나, 현대차의 아이오닉5로 대체하는 방안이다. 현대차가 아닌 웨이모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쓴다는 점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대차 파운드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현대차는 자율주행 파운드리 사업을 넘어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 영역도 넓힐 예정이다. 모셔널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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