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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조준 '사랑의 하츄핑', 국산 애니메이션의 재도약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4.09.14 11:22
수정 2024.09.14 11:22

성인 관객으로 타깃 확대·OST·밈도 한 몫

국내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이 누적 관객 수 94만 명을 돌파하며 국산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 3위에 올라섰다. 이는 2011년의 '마당을 나온 암탉'(220만 명), 2012년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105만 명)를 잇는 기록으로,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100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00만 명을 돌파한다면 국내애니메이션이 12년 만에 100만 명을 달성하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사랑의 하츄핑'의 성과가 눈에 띄는 이유는 국내 애니메이션이 오랜 기간 미국과 일본의 작품들에 밀려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 애니메이션이 구매력이 있는 어른 관객들을 조준하며 사랑 받는 동안 국내 애니메이션의 주요 타깃은 어린이 관객층으로 한정돼 시장 확대와 성인 관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랑의 하츄핑'의 TV 시리즈 '캐치! 티니핑'은 어린이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지만, 스크린에 걸린 '사랑의 하츄핑'은 이 틀을 깨고 가족 단위 관객을 넘어서 성인 관객까지 범위를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김수훈 애니메이션 총감독은 "일단 어른들이 이걸 좋아하려면 기본적으로 개연성이 있어야 했다. 어른들도 몰입할 수 있게 감정선과 이야기적으로 시간을 많이 들였다"라고 밝혔다.


에스파의 멤버 윈터가 부른 '너를 처음 본 순간' 등을 비롯한 OST도 '사랑의 하츄핑' 인기에 한 몫 했다. 지니뮤직은 지난 8일 기준 ‘사랑의 하츄핑’ OST 앨범 수록곡 평균 스트리밍 수가 개봉일 대비 48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은 ‘처음 본 순간’, ‘두근두근 내 마음’, ‘나만의 티니핑’ 순이다. 이는 ‘사랑의 하츄핑’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걸 입증한 결과다. 국내 처음으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김태호 음악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굿즈와 다양한 밈이 대중 사이에서 유행하며 애니메이션의 인기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소장 가치를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캐릭터 'OO핑'이 어린이 관객 및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티니핑 시리즈 굿즈를 모으면 돈을 많이 쓰게 된다는 의미에서 '파산핑' 신조어도 생겨났다. 이후 감정과 상황에 따라 'OO핑'이라고 부르는 밈이 SNS에서 유행처럼 퍼졌다.


오랜 시간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국내 애니메이션에 '사랑의 하츄핑'의 흥행은 가능성과 방향을 제시한다. 국내 애니메이션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이하며 TV 시리즈를 중심으로 발전, '달려라 하니', '영심이' 등 인기 작품을 배출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해외 애니메이션 시장의 강세와 국내 애니메이션의 제작 비용 문제로 인해 성장에 한계를 겪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흥행에 성공하며 국산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다시 증명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흥행작을 내놓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는 글로벌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 고유의 색깔을 찾으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사랑의 하츄핑'은 어린이와 성인 모두를 아우르는 스토리와 캐릭터, 그리고 대중성과 트렌드를 반영한 OST와 밈의 결합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해외 작품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OST 스트리밍 증가와 밈 생성 등 부가적인 콘텐츠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단순한 영화 관람을 넘어 여러 매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사랑의 하츄핑'은 아시아 시장 공략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랑의 하츄핑'은 오는 15일 중국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TV 시리즈인 ‘캐치! 티니핑’을 지상파 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서비스 하기로 결정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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