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도 의료계와도 '이견' 해소 못하고 발 '동동'…추석 전 출범 가능할까
입력 2024.09.13 06:00
수정 2024.09.13 09:59
여야의정 협의체 추석前 '개문발차' 중대기로
전의교협·의대학장 설득…"결정한 바 없어"
'2025 의대 증원'두고 한동훈-한덕수 충돌도
17일 '데드라인'…이견 팽팽해 출범 '불투명'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의료계와의 이견도 정부와의 이견도 해소하지 못한 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추석 당일인 17일 이전까지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개문발차'조차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당은 12일 오전부터 관련 단체들을 만나며 이견 좁히기에 부심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 의료개혁특별위원장을 맡은 인요한 의원, 특위 소속 한지아 의원은 이날 오전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협회(KAMC)와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했다.
이후 정부·여당은 이날 국회에서 지역·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의 추석 전 출범을 위한 해법 모색에 들어갔다.
당정은 이 자리에서 의료계의 조속한 참여를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추석 전에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범해야 한다"며 "전제를 걸 이유도, 의제를 제한할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누가 옳으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결할 지를 얘기할 때고, 여야의정협의체가 그 통로가 될 것"이라며 "여야의정 모두 대화하지 않을 이유를 찾지 말고, 대화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계는 단일대오를 갖추기 어렵고 그것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라며 "참여하는 의료계와 함께 일단 출발하고, 얼마든지 의료단체에서 추가로 참여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협의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일부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야당이 기대하는 성과만큼은 아니어도 적극적으로 참여 의지를 보이고 뜻을 같이할 단체가 준비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즉각적으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알려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은 이를 잇따라 부인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입장문을 내서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해 현재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의사 단체들은 당장 2025학년도의 의대 정원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대화 테이블로 들어오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정은 이마저도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당정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를 겨냥해 "일부 (정부)관계자들의 다소 상처를 주는 발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상처 주는) 발언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지금 상황에서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인 대응에 신중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전공의 대표들의 잇단 소환조사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한 대표와 한 총리 사이의 격론이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2025년 의대 정원' 조정안을 여야의정 협의체 의제로 올릴 수 없다고 밝혔고, 이에 한 대표는 "의료 체계를 책임질 수 있느냐"고 되물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추석 연휴 시작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의 출범을 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에선 사실상 불발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정책위의장이 추석 당일인 17일 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켜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